지놈 혁명의 두 주역 콜린스·벤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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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간 지놈 연구는 18개국이 참여한 국제적 공공연구 컨소시엄인 인간지놈프로젝트(HGP)의 프랜시스 콜린스(50)와 민간기업인 셀레라 지노믹스의 크레이그 벤터(53)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 국립보건원(NIH)산하 국립인간지놈연구소(NHGRI)소장으로 HGP를 이끌어온 프랜시스 콜린스는 1993년 미 국립보건원(NIH)에 들어와 인간 지놈 관련 연구를 이끌어왔다.

그는 낭포성 섬유증.신경섬유종.헌팅턴병 등 많은 질병과 관련한 유전자를 밝히는 실적을 이뤘다.

예일대에서 생화학자로 연구를 하면서 DNA에 완전히 매료된 그는 DNA연구가 인류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확신해 1984년 미시간대로 옮겨 유전학을 전공했다.

미 의학협회와 학술원(NAS)회원이기도 한 그는 DNA를 연구하면서 무신론자에서 독실한 종교인으로 변신했으며 유전학의 이익과 함께 잠재적인 위험과 윤리적인 문제점도 과감하게 거론하는 과학자로 유명하다.

특히 유전공학을 이용해 인간의 유전형질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비윤리적이고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1주일에 1백시간씩 일에 빠져 지내는 지독한 일벌레지만 기타 연주를 즐기고 미국 폭주족의 유니폼인 가죽점퍼에 청바지 차림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괴짜다.

민간기업인 셀레라 지노믹스를 이끌고 있는 크레이그 벤터는 80년대 초 미 NIH에서 유전자 염기서열 연구를 시작하면서 지놈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92년 의학 투자가인 월리스 스타인버그의 자금을 투자받아 지놈연구소(TIGR)를 세우고 민간기업 단위로 독자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95년 바이러스성 뇌막염 원인균인 돼지 인플루엔자균의 지놈을 해석했으며 지난 3월 과실파리의 전체 유전자 지도를 발표한 컨소시엄에도 관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민간부문 지놈 연구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셀레라 연구팀이 30억달러의 공공자금을 투입한 HGP보다 빨리 인간 지놈의 염기서열 분석을 마치겠다고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던질 정도로 야심만만한 성격이며 그만큼 실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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