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과거 사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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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국내에서 일어난 가장 대표적인 적대적 M&A 시도는 1997년 초 미도파를 둘러싸고 일어난 신동방과 대농그룹간의 경영권 확보 경쟁이다.

당시 신동방측은 출자회사인 동방페레그린증권을 통해 미도파 주식을 대량 매집하기 시작했다. 이 당시 성원그룹도 미도파 주식을 사들이고 있었다. 3월 들어 신동방이 미도파의 주식을 본격적으로 매입하면서 지분 경쟁이 벌어졌다.

이에 미도파의 모회사인 대농그룹은 1천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며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당시 이를 우려했던 재벌 기업들도 적대적 M&A를 공동으로 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분위기는 대농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성원그룹측이 보유하고 있던 미도파 주식을 대농으로 넘기면서 미도파 인수전은 대농측의 승리로 결말이 났다.

하지만 이들 3개 회사는 지나친 인수 경쟁에 따른 후유증에다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잇따라 부실화하는 비운을 맞았다.

96년 말에는 한화종금의 2대 주주였던 박의송 우풍상호신용금고 회장이 경영권 인수를 시도해 법정 분쟁으로까지 비화했지만 한화종금은 외환위기 사태로 2년 뒤 인가가 취소되고 말았다.

국내의 경우 5% 지분 취득시 신고 등 적대적 M&A에는 규제 조항이 많아 실제로 적대적 M&A가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다.

94년 한솔제지가 공개매수를 통해 동해투자금융을 인수한 것 정도가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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