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윤형진 '머나먼 1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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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1승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10승을 챙긴 투수도 있는데.

해태 신인투수 윤형진(23)이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올시즌 16경기에 출장해 12차례나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1승도 못건지고 6패만 기록했다.

윤의 방어율은 5.50으로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신인 투수치고는 괜찮은 편. 그러나 윤이 등판할 때마다 팀 방망이는 침묵을 지키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21일 대구 삼성전에서 기회가 온 듯했다.

해태의 물오른 타선이 1회 3점, 2회 1점을 뽑아냈다.

윤도 홈런 한 방을 허용했지만 4회까지 1백45㎞짜리 직구를 앞세워 삼진 4개를 곁들이며 2실점으로 호투, 시즌 첫 승이 보였다.

그러나 5회 들어 두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유남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으나 "아직 던질 만하다" 는 윤의 간청에 기회를 주었다.

다음 타자 이승엽과 볼카운트 2 - 3의 접전 끝에 또다시 볼넷을 내준 윤은 4 - 2로 앞선 상태에서 5회를 넘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윤이 내보낸 3명의 주자가 후속 타자에 의해 모두 홈인, 윤은 패전투수가 됐다.

윤은 혹독한 신인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대구〓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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