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에어프랑스 기내식 요리사 미셸 퀴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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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비행기에 직접 타서 손님들이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 살펴보면 어떤 음식을 맛있어 하는지 금방 알 수 있어요.”

지난 12일 파리발 서울행 에어프랑스 기내에선 기이한 풍경이 연출됐다.스튜어디스 대신 요리사 모자와 가운을 차려 입은 주방장이 기내식을 제공한 것.

에어프랑스 기내식 자회사인 ‘세르베르’의 주방장 미셸 퀴삭(43)은 승객 중 60%를 차지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알아보느라 발걸음을 분주히 움직였다.

퀴삭은 이날 서비스를 통해 “그동안 한국인이 프랑스 음식에 대해 불평을 해도 그 이유를 몰랐는데 이제야 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가령 프랑스인은 쌀로 하는 요리에 소금간을 꼭 하는 반면 한국인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기내식 요리 연구와 발전을 위해 1998년 12월 ‘하늘을 나는 요리사’라는 모임이 생겼다. 이들은 운행중인 기내에서 요리사가 직접 음식을 제공할 경우 좀더 나은 기내식을 개발할 수 있다는 데 착안, 지난해 가을부터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모임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퀴삭은 “기내식은 제한된 공간과 시간을 극복하고 얼마만큼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다른 음식보다 창의성이 많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퀴삭은 “아시아인의 입맛에 맛는 기내식을 만드는 데 이번 방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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