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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은 의사들의 마지막 절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의권 쟁취, 폐업 불사."

병.의원 폐업 첫날인 20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대한의사협회 회관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이날 0시를 기해 의협 지도부 50여명이 단식농성에 들어간 뒤 건물 4층 동아홀과 앞마당에 마련된 농성장에는 오후가 되면서 의사들이 속속 모여들어 '근조(謹弔) 참의료' 라고 적힌 검은 리본과 명찰을 패용하고 농성에 동참했다.

오후 2시쯤 찾아온 서울 광진구.경기도 고양시의사회 등 지역 의사회 소속 의사 1백50여명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앞으로의 전망과 대책 등에 관해 즉석토론을 벌였다.

농성장과 같은 4층에 마련된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사무실에는 각 지역 의사회에서 걸려오는 폐업지침 문의와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또 인터넷과 PC통신에 접속해 여론의 추이를 살피던 의사들은 낮 12시30분쯤 검찰의 강경대응 방침에 따라 고발조치를 취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를 나오자 긴장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의 의사 李모(58)씨는 "의사 생활 30여년에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며 "막다른 데까지 몰린 의사들의 마지막 절규임을 이해해 달라" 고 말했다.

의협은 "의료기관 폐업으로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데 대해 국민과 고통을 함께 한다는 뜻에서 전국 6만5천여 회원이 폐업 첫날 24시간 단식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우상균.손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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