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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9월] 차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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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오수(午睡)에 든 돌개바람 등성이 사이로
도토리 한 놈이 떼구르르 길 나선다
심심한 청설모 새끼 곧추세운 꼬랑지

걸러지는 햇살을 이마 짬에 뉘어두고
손 차양 멀리로 호오이 불러본다
안 뜨락 소리길 따라 화답하듯 기인 여운

느슨하고 헐거웠던 서투른 자맥질
앞 뒤 삶 어느 것도 간단치는 않은 것을
그마저 사랑스러운 깨어있는 이 적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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