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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부대, 아르빌 안착] 주둔지 3중 방어…테러 원천 봉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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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아르빌 한국군 주둔지에 도착하는 자이툰 부대의 트럭 행렬. [국방부 제공]

▶ 자이툰 부대가 21일 3박4일간의 지상 이동 작전 끝에 아르빌 숙영지에 도착해 위병소를 통과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 쿠웨이트의 미군부대 버지니아 기지에서 사막 이동 예행연습 도중 식사를 하고있는 자이툰 부대원들. [국방부 제공]

이라크 배치가 완료된 자이툰 부대 앞에는 많은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경기도 성남 특전사령부에서 이라크 아르빌까지 병력을 전개하는 데는 비밀 수송작전이 가능했다. 그런데도 그 과정에 두 차례나 급조 폭발물이 발견됐다. 이제 부대가 노출된 만큼 테러 부담을 안게 됐다. 재건 및 평화지원을 위한 민사작전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자이툰 부대는 주둔지에 대한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중방어 체계를 마련했다. 주둔지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구역의 수도인 아르빌시 서쪽 5㎞에 위치해 있다. 100만평 부지에는 컨테이너형 사무실과 숙소 545동, 지휘통제실.식당.병원.정비고 등 대형 돔 막사 15개 동이 들어서 있다. 주둔지 둘레만 7.3㎞다.

자이툰 부대는 부대 방호를 위해 1단계로 테러집단 등 적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는 방호계획을 세웠다고 합동참모본부 송기석(육군 소장) 작전부장이 밝혔다. 적이 박격포 공격을 할 수 없도록 부대 밖 3~4㎞ 지역까지 페슈메르가 요원으로 운영되는 초소를 배치했다. 페슈메르가는 쿠르드 자치정부 민병대로 현지 치안을 장악하고 있다. 2단계로 부대 주위에 방호벽과 둥근 철조망을 3중 설치하고 무인감시장비도 세웠다. 철조망 밖에는 깊은 수로를 파서 접근이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위병소 앞에는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테러를 막기 위해 여러 겹의 장애물을 설치하고 진입로를 지그재그로 만들었다. 3단계로 박격포와 RPG-7 로켓포 공격에 대비, 부대 핵심시설에 방벽과 대피호를 구축했다.

부대 밖으로 민사작전을 나갈 때는 이중경계를 한다. 페슈메르가나 현지 경찰이 외곽경비를 맡고 우리 요원이 내부를 경계한다. 아르빌에 체류하는 한국인에 대한 안전관리도 보통 일이 아니다. 아르빌에는 현재 대사관 직원 1명을 포함, 자이툰 부대를 지원하기 위해 75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사단은 부대 안에 다음달 말까지 코리아 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군 지원업체와 방문자들이 거주할 시설이다. 이들이 부대 밖에서 활동할 때는 2~4명의 경호 전담요원이 밀착 경호를 한다.

올해 말로 끝나는 자이툰 부대의 파병 연장도 큰 숙제다. 파병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지난 2월 13일. 7개월이 지나 전개가 완료됐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파병 연장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연장되지 않으면 자이툰 부대는 배치 석 달 만에 귀국해야 한다. 그렇게 될 경우 후발대 800여명의 파병이 과연 필요하냐는 논란이 일 수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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