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신도시에 위치한 설화고등학교가 이달 초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천안지역 3개 고교가 정원 미달되는 상황에서 개교 2년째를 맞는 아산의 신설학교에 아산 뿐아니라 천안의 중학생이 대거 몰렸다.
항간에선 천안 3개 고교의 미달 사태 이유를 아산 설화고로 돌리기도 한다. 설화고가 뽑은 2010학년도 신입생 456명(12개 학급) 중 천안지역 소재 중학생이 380명이다. 전체 신입생의 83%다. 이 때문에 많은 아산 학생들이 불합격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아산에선 삼성전자 직원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탕정중과 배방중 학생들의 지원이 많았다. 설화고와 가깝기 때문이다.
아산 신도시(배방읍)에 위치한 설화고. 천안 도심에서 가까워 2010학년도 고입에서 천안지역 아산 설화고 약도. 중학생들이 대거 몰렸다. [조영회 기자]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개교한 설화고가 시설이 좋고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천안시 불당동·백석동·쌍용동·용곡동·신방동 등 천안 서남부권지역의 경우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10~20분이면 등·하교가 가능해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주지역과 먼 천안지역 고교로 자녀가 진학할 가능성 때문이다.
설화고는 농어촌학교로 대입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다. 이 때문에 중·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설화고가 올해 초부터 관심의 대상이 됐다.
설화고는 지난해에도 천안지역 학생들이 3분의 2 가량을 차지했지만 아산지역 학생 140여 명이 몰리면서 일부 천안 학생들이 천안의 학교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천안 서부지역 중학교 학부모들이 “아산지역 학생을 위해 자식들을 먼 곳으로 보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천안지역 학생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설화고는 천안지역 학생들의 대거 지원으로 전체적인 학력 상승과 함께 하위권 학생들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부턴 설화고 입시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산신도시에 대단위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설화고 이해원 교무기획 교사는 “작년에 비해 학생들의 성적이 높아지면서 성적분포가 피라미드 구조에서 호리병 구조로 바뀔 것”이라며 “아산은 물론 천안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져 앞으로 입시 때마다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신진호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설화고=아산 배방읍 장재리 소재. 2005년 36학급으로 설립인가를 받았다. 2009년 3월 첫 신입생 444명(12개반)이 입학했다. 현재 교직원 33명. 안창모 교장은 “ ‘세계로, 미래로 꿈을 키우는 설화’의 교훈을 내걸고 짧은 기간 내 명문고로 발돋움하기 위해 학생·교직원 함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