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 운동기수 네이더, 알고보니 백만장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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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워싱턴 AP〓연합]대기업과 대기업을 옹호하는 정부정책을 줄기차게 비판해온 녹색당 대통령후보 랠프 네이더가 사실은 첨단기업 등의 지분을 상당액 보유한 백만장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와 볼티모어 선은 17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재정보고서를 인용해 소비자운동의 기수로 자타가 공인하는 네이더의 재산이 최소한 3백90만달러가 넘는다면서 지난 16개월간 강연료 등으로 51만2천달러 이상을 벌었다고 보도했다.

네이더가 보유한 재산은 주로 첨단기업 주식으로 시스코시스템스의 주식이 1백15만8천7백50달러 상당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네이더 후보는 또 다른 첨단기업 5개사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으며 자금 인출이 비교적 자유로운 투자신탁(MMF)으로 2백만달러 이상을 관리하고 있다. 그가 선관위에 제출한 재정보고서에 부채는 기록되지 않았다.

네이더 후보는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운동을 위한 사업에 돈대는 것을 제외하면 돈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면서 "그래서 부동산이나 자동차.요트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이용해 대학의 공익연구 그룹 활동을 조직화하고, 소비자 보험 보호.트럭과 항공의 안전사업 등에 자금을 대왔다고 설명했다.

네이더 후보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첫째 독점기업이 아니며, 둘째 지뢰와 네이팜탄.무기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다" 고 말했다.

수십년간 자신의 재정상태에 관한 정보 공개를 거부해온 네이더는 '사생활 보장' 을 이유로 납세실적에 대한 자료는 앞으로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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