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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살롱음악, 화려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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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빈 왈츠를 무대화하는 데 성공한 바이올리니스트 앙드레 류. 그는 자신이 전생에 요한 슈트라우스였을 거라고 말한다.

'왈츠의 왕'요한 슈트라우스는 매우 특이한 존재다. 한때 '대중의 취미에 영합한 작곡가'란 딱지가 붙어 서양음악사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생전에는 요즘의 록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귀족적 세련미와 서민적 소박함을 절묘하게 버무려 음악적 감동을 자아냈다. 브람스도 생전에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강 왈츠'같은 명곡을 작곡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할 정도였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후예'라는 별명으로 전 세계에 왈츠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네덜란드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앙드레 류(56)가 첫 내한공연을 한다. 살롱이나 카바레.댄스홀에서 연주되던 '가벼운 클래식'을 무대 상품으로 개발한 탁월한 엔터테이너다. 연주.지휘.사회.편곡은 물론 춤까지 추면서 화려하면서도 격의 없는 무대를 선보인다. 합창단을 포함해 45명 규모의'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와 35명의 스태프가 함께 내한한다. 류는 보면대와 무대 세트.의상.샹들리에 등을 직접 제작해 대형 컨테이너 3개에 담아올 정도로 무대에 관한 한 철저한 완벽주의자다.

성탄절과 연말 연시에 유럽에서 TV를 켜면 앙드레 류가 출연하지 않는 채널이 없을 정도다. 마스트리히트에 전용 레코딩 스튜디오와 TV 녹화 시설까지 갖췄다. 방송 출연 말고도 연간 150회의 공연을 한다. 아시아 공연은 2001년 일본에 이어 두번째다. 주최 측은 앙코르곡 편곡을 위해 '돌아와요 부산항에''만남''아리랑'등의 악보를 보냈다고 귀띔했다.

앙드레 류는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서 지휘자의 아들로 태어나 5세 때부터 바이올린 활을 잡았다. 리에주 음악원, 브뤼셀 왕립음악원을 졸업하고 림부르크 심포니 단원으로 있던 29세때 피아노 5중주로 '마스트리히트 살롱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87년부터 40명 규모의'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로 확대 개편해 세계 순회공연을 다니고 있다. 영화배우 멜 깁슨을 연상케하는 외모 덕분에 여성팬들이 많다. 젊었을 때는 모델 활동을 하면서 용돈을 벌기도 했다. 존경하는 음악가는 요한 슈트라우스.모차르트.베르디.번스타인 등. 굴요리를 즐겨 먹고 TV로 테니스 경기를 시청하는 것이 유일한 여가 활동이다. 1667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누나 친구로 만난 부인 마조리(58)는 남편의 사업이 커지면서 영문학 교수를 그만두고 재정담당 매니저로 나섰다. 미술사를 전공한 장남 마르크(25)는 음악 자료 수집을 도왔고, 차남 피에르(23)는 법학과 음악을 전공한 후 프로덕션 매니저로 아버지의 일을 돕고 있다. www.andrerieu.com

◆ 공연메모=요한 슈트라우스 '봄의 소리''조간 신문''아름답고 푸른 다뉴브강''라데츠키 행진곡', 주페 '경기병 서곡', 하차투리안 '칼의 춤', 칼 오르프 '오 운명의 여신이여', 뮤지컬'오즈의 마법사'중 '섬웨어 오버 더 레인보우'등. 10월 8일 오후 8시, 9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02-599-5743.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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