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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학기지 연구원과 화상통화

중앙일보

입력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남극에 있는 세종과학기지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황기환이라고 합니다.” 지난 6일 오전 10시 30분, 국립과천과학관 기초과학관 극지체험실. 남극과 화상전화가 연결돼 모니터에 황 연구원의 얼굴이 보이자,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손뼉을 친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작년 11월 개관 이후 격주 일요일 오전마다 30분 동안 관람객과 세종과학기지 연구원 간 화상통화를 실시한다. 정광훈 연구사는 “학생들에게 극한 자연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물과 지구온난화 등에 관심을 갖게 하고, 세종과학기지에서 일하는 대원들의 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기 위해 화상전화를 연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약 200여명의 학생들이 화상통화에 참여했고 현재도 참가신청이 꾸준히 늘고 있다.

“남극까지 어떻게 갔어요?” 김현수(수암초4)양의 질문에 황 연구원은 “남극까지 오는 방법은 매우 복잡하다”며 웃었다. 일단 미국이나 유럽을 거쳐 칠레 최남단 푼타아레나스라는 도시로 가야 한다. 그 곳에서 군수송기나 민간 항공기를 타고 킹조지섬의 칠레 공항에 도착한다. 마지막으로 ‘조디악’이라는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 약 10km를 더 가야 세종기지에 도착할 수 있다.

김동현(평촌초3)군은 대원들이 남극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 했다. 황 연구원은 “지구물리·생물·대기·기상분야의 여러 연구원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지구자기·해양 이산화탄소량·대기성분·고층대기활동 등을 관측한다는 것. 올해는 세종기지 주변지역의 3차원 정밀지도를 제작하고, 최근 지구온난화로 급격하게 붕괴되고 있는 세종기지 주변 빙하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단다.

박준영(용인성복초1)군은 “남극에 펭귄이 살고 있는지, 남극은 얼마나 추운지” 물었다. “남극의 평균기온은 영하 2도 정도로 한국과 비슷하지만 지난 7월에는 영하 23도까지 내려가 옷을 네 겹씩 껴입었어요. 지금은 ‘남극의 신사’ 펭귄을 볼 수 있지만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면 물에 잠겨 죽게 될지도 모르죠.”

정아름(개포초6)양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알려 달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사용하지 않는 불을 꼭 끄고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작은 실천으로도 지구의 온도를 많이 낮출 수 있다”며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재활용품 사용 및 분리수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양의 어머니 김민숙(41·개포동)씨는 “연구원이 친절하게 설명해줘 아름이가 남극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과학기지 화상통화에 참여를 원하면 = 화상통화 당일 국립과천과학관 기초과학관 안내데스크(02-3677-1404)에서 현장접수(선착순 10명)하면 된다. 단,현지 기상사정으로 인해 연결이 어려울 때도 있다. 세종과학기지 대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려면 The King Sejong Station, King George Island. Punta Arenas. CHILE로 주소를 적어 보내면 된다. sejong@kopri.re.kr로 메일을 보내도 된다.

[사진설명]국립과학관 기초과학관을 찾은 학생이 남극 세종과학기지 연구원과의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

< 송보명 기자 >

<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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