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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잘되면 대러 사업도 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남북관계가 개선돼 경협이 활성화되면 대북사업 뿐아니라 대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지역 사업도 현재의 단순무역을 넘어선 대규모 프로젝트 위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14일 개최한 CIS지역 수출상담회를 위해 귀국한 현지 무역관장들은 "러시아에선 다음달 푸틴의 북한 방문에서 러시아와 남.북한간의 3자 경제협력 모델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 말했다.

김영철 모스크바 무역관장은 ▶러시아 원유를 북한에서 가공해 한국으로 보내는 사업▶과거 소련이 지원했던 북한 중화학 공장 70개 개.보수 협력사업 등이 현재 러시아에서는 유력한 3자 경협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러시아측은 북한에서 가동 중단된 정유공장을 고치는 비용을 한국에서 대주면, 러시아 기술로 이를 다시 복원한 뒤 원유를 공급해 생산한 원유를 한국에 보낸다는 것이다.

또 중화학 공장 개.보수를 위해서도 한국이 자본을 대고, 러시아가 이를 수리한 뒤 그동안 러시아가 비용으로 받았던 티타늄.철광석 등 원자재를 한국측에 현물로 지불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광희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장은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과 파이프라인 연결사업, 사할린 원유.가스 개발 사업 등에 남북한이 공동으로 진출할 수 있고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남한까지 연장할 경우 러시아는 물론 유럽까지 물류비가 종전의 20~30% 수준으로 떨어져 물류 부문에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고 말했다.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사업은 개발과 파이프라인 매설에 2백50억달러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사업으로 이들 극동 러시아측은 한국.일본.미국 등이 컨소시엄으로 자본을 투자하고, 북한의 노동력이 들어오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金 모스크바 관장은 "러시아는 푸틴체제 이후 외환통제 등이 강화돼 무역조건이 나빠진 반면 외국인투자위원회를 신설하고 각종 법령.세제 정비작업을 벌이는 등 외국인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며 "대 러시아 사업도 남한의 투자와 북한의 노동력 등이 결합해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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