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민영화 주가상승 '당근'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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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포항제철.한국통신.한국전력 등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들의 주가 상승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까. 지수가 최저치였던 지난 5월 29일 이후 10일 동안 포철은 8만원에서 11만6천원, 한국통신은 7만3천원에서 10만원으로 각각 37~45% 안팎 올라 지수상승률(29%)보다 크게 높았다.

공기업 주가의 이같은 강세는 민영화할 경우 효율성이 높아지는 데다 외국인 매입 한도가 풀리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단기 조정은 불가피〓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29일 이후 1백90포인트 가량 올라 단기 조정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들은 지수 비중이 높은 대형주인 만큼 조정장세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2일 시장에서도 이들 종목은 차익 매물이 나오며 등락이 엇갈렸다. 포철과 한국가스공사가 오른 반면 한국통신.한전은 하락했고, 담배인삼공사는 보합에 머물렀다.

◇ 조정 후 추가 상승은 가능할 듯〓공기업들은 최근의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비해서는 하락한 상태다. 한국통신은 연초 대비 41%, 포철은 23%, 한전은 7% 가량 떨어져 있다.

LG증권은 한국통신의 적정 주가를 15만~17만원, 포철 15만원, 한전은 5만3천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 주가보다 36~56% 높은 수준이다.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민영화가 되면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시너지효과도 기대되는 만큼 기업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며 "외국인과 기관 매수가 활발해질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외국인 추가 매수 가능해진다〓공기업 주식은 외국인들이 사고 싶어도 공기업법이나 전기통신법 때문에 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공기업법은 외국인 매입 한도를 30%로 제한하고 있다. 포철은 이미 30%를 다 채워 민영화하지 않는 한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가 불가능하다.

한전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24%로 아직 여유가 있다. 한국통신은 외국인이 33%까지 살 수 있으나 정부가 보유 지분을 팔기 위해 비워둔 14%를 제외하면 실제 살 수 있는 지분은 19%에 불과하다. 12일 현재 외국인들은 18.79%를 보유해 매입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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