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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일 주일대사 출판기념회, 주중대사관서 비용부담 의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종일 주일대사가 4차 6자회담 개최 여부와 한국 핵물질 분리실험 문제 등을 놓고 도쿄에서 한.미.일 3자협의가 열린 지난 10일 자신의 책 출판기념회를 중국 베이징에서 열면서 그 비용의 일부를 주중 한국 대사관쪽에 부담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22일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휴가를 내고 지난 7일 서울을 거쳐 8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중국을 방문한 나 대사는 10일 오후 5시 베이징 캠핀스키 호텔(중국명 카이빈스지 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는 자신이 이미 발표한 글들을 중국어로 번역해 엮은 '동북아공동체적 문화 시각'이라는 책을 연변대학 출판사 베이징사무소를 통해 자비 출판 형식으로 펴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하중 주중 대사와 일부 대사관 직원들, 나 대사와 친분이 있는 중국인 등 3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9,10일 도쿄에서는 한.미.일 3자협의가 열렸다.

나 대사는 이날 출판 비용은 자신이 부담했으나 출판기념회 비용은 주중 대사관 관계자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비는 3000여달러, 출판기념회 비용은 약 4000달러였으며 나 대사는 이 가운데 출판비에 상당하는 3000여달러만을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주관한 주중 대사관 아무개 공사에게 건네주었다.

이와 관련해 나 대사는 21일 "출판사 사장이 출판과 만찬에 든 비용의 내역을 적은 종이를 보여줘 3000여달러를 공사를 통해 건네줬다"며 "비용을 다른 사람이 대신 내준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책을 출간한 연변대 출판사 베이징사무소 관계자는 "그의 책 자비 출판 비용만 3만위안(약 3650달러)이 들었으며, 이 대금은 공사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아무개 공사는 이와 관련해 "행사가 끝난 뒤 나 대사로부터 3000여달러를 전달받았으며 이 돈으로 출판비용과 기념회 비용을 모두 충당했다"고 주장했으나 대사관 관계자들이 밝힌 약 4000달러에 이른 캠핀스키 호텔 연회장 대여료 및 식사비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 1차장(해외담당)을 지낸 나 대사는 지난 1월 국가안보보좌관에서 물러난 뒤 3월부터 주일대사로 재직해오고 있다.

한편 나 대사는 이 보도에 대해 "출판사 사장에게 출판과 만찬에 든 비용을 물어 청구한 것 보다 다소 많은 금액을 지불했다"고 해명했다.

나 대사는 "출판사 사장이 보여준 내역서의 청구금액은 3천달러가 약간 넘는 금액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처음에 3천달러를 주고 나중에 1천달러를 더 주었기 때문에 청구한 금액보다 많이 주었다"고 설명했다.

나 대사는 출판비와 만찬비용을 합쳐 7천달러 정도가 들었다는 보도에 대해 "출판사 사장이 보여준 내역서는 분명히 3천달러가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면서 "7천달러가 들었다면 추가비용을 지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책은 500부가 출판됐으며 출판기념회에는 30명 안팎이 참석, 이중 10여명이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대사는 출판사측은 원래 책이 나온 올 초에 출판기념회를 갖자고 제의했으나 주일대사 부임관계로 시간을 내지 못해 미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초 중국어판 책을 낼 생각이 없었으나 출판사측이 "인세는 못주지만 출판비용은 우리가 부담하겠다고 해 출판하게 된 것이며 이미 나온 책이라서 비용을 물어 부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휴가이기는 했지만 현지에서 중국측 외교ㆍ안보관계자들과 만나 유익한 이야기를 나눴으며 특히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 "한국의 정체성의 일부인 고구려를 빼앗았다"고 항의하는 등 깊이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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