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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GM대우를 전세계 R&D 기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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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GM대우의 화려한 세계무대 데뷔'.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프랑스의 파이앙스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GM 글로벌 콘퍼런스는 'GM대우를 위한 잔치'였다. GM 측은 한국 자동차의 부상에 대한 경계심도 숨기지 않았다.

릭 왜고너 GM 회장은 향후 글로벌 전략을 소개하면서 엔진 개발부터 신차 출시까지 GM대우의 역할과 중요성을 수시로 언급했다. 그는 "GM대우를 GM의 전 세계 연구.개발 및 전략기지로 육성하겠다"면서 "GM대우의 기술력은 대우차를 인수하는 데 쏟아부은 돈을 충분히 갚고도 남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GM의 현황과 향후 계획을 2년마다 발표하는 이 행사에는 25개국 80여명의 기자와 GM 임원 30여명이 참석했다.

GM은 내년에 GM대우가 출시하는 뉴마티즈와 2006년에 내놓을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에 큰 기대를 걸었다. 왜고너 회장은 외신기자들에게 직접 뉴마티즈를 소개하며 "이 차는 유럽시장에서 독일의 스마트(벤츠의 미니 차종)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M 측이 심혈을 기울인 20여종의 신차 가운데 가장 먼저 공개된 차도 GM대우의 콤펙트 SUV 'C-100'(프로젝트명)이었다. 왜고너 회장은 "C-100의 경우 GM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첫 번째 디젤 SUV"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기준 GM대우 기술연구소장의 경우 로버트 러츠 GM 부회장이 직접 기자들에게 소개했다. 러츠 부회장은 "신차 개발 과정에서 GM은 GM대우의 차체 정밀화 기술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엔진 발표회에서도 GM대우가 개발 중인 1.5, 2.0ℓ급 디젤엔진과 소형차용 6단 자동 변속기가 조명을 받았다.

왜고너 회장은 GM대우차가 내년 1월부터 유럽에서 '대우' 대신 '시보레' 브랜드로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GM대우의 '두 번째 죽음'이 아니라 '두 번째 탄생'"이라며 "시장조사 결과 GM이 80여년간 가꿔온 시보레 브랜드가 더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왜고너 회장은 또 "현대차는 최근 5년 동안 세계 시장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자동차 업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는 GM의 강력한 경쟁자로 변신했고 우리는 현대차의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은 "이번 콘퍼런스는 GM대우가 GM의 하청기지로 전락할 거라는 초기 예상을 뒤엎는 것"이라며 "한국이 GM의 전략에 얼마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GM은 브랜드 시너지를 높이면서 엔진.차체의 단일화 전략 첫 단계로 중형차용 플랫폼 '입실론'을 글로벌 차원에서 공동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GM은 이 차체를 말리부(미국).사브.오펠(유럽) 등 전 세계 브랜드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파이앙스(프랑스)=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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