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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내년이 북핵 해결 중요한 계기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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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과 함께 접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내년 한 해가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을 청와대로 초청해 이같이 말한 뒤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그는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사의를 표시했다.

공산당 서열 6위인 시 부주석은 차기 주석감으로 꼽히는 차세대 지도자다. 시 부주석은 이 대통령의 당부에 대해 “한반도 정세는 중·한 양국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며 “최근 (한반도 상황이) 아주 큰 변화를 맞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중) 양측은 좋은 시기를 잘 택해 한반도 정세가 계속 좋은 방향으로 발전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해 정치적 이해를 충분히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당초 시 부주석은 17일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 일정이 잡히면서 16일 입국했다. 이 대통령은 17일 오전 일찍 40분간 시 부주석을 접견한 뒤 조찬을 함께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과 시 부주석의 발언 요지.

◆한·중 관계

▶이 대통령(이하 이)=“중국은 단순한 경제적 파트너가 아니다. 국제 현안에서 매우 돈독한 협력자 관계다. 그걸 한국은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시 부주석(이하 시)=“양국은 국제적·지역적 문제에 있어 같거나 비슷한 입장을 갖고 있다. (한국과)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 발전시킬 것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시=“FTA 연구는 이미 마무리 단계에 들어와 있다. 공식적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하면 좋겠다.”

◆기후변화 대응

▶이=“더 과감하게 CO2(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신흥국 주장은 당연하다.”

▶시=“기후변화에 대비한 세계적 노력에는 적극 참여하겠지만 인위적·강제적 경제성장 제한은 곤란하다.”

◆북핵 문제

▶이=“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면 북한 경제도 자립해 북한 주민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시=“중국은 각국들과 새로운 (북핵 문제 해결)안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동북공정, 양국관계 영향 없어야”=시 부주석은 이날 오후 정운찬 국무총리와 회담한 뒤 총리공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회담에서 정 총리와 시 부주석은 동북공정(東北工程)과 관련, 양국 관계에 영향을 끼쳐선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시 부주석은 “2004년 맺어진 양국 양해각서에 따라 정치 문제와 역사 연구 문제를 분리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욱·백일현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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