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1세기 바다목장시대] 下. 갈 길이 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1995년 로마에서 열린 세계식량회의는 21세기 세계 식량수급의 최후 보루로 수산업을 꼽았다.

이때부터 세계 주요 국가들은 수산 식량 증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우리 나라는 현재 1백만t을 밑도는 바다양식 수산물을 2030년까지 2백15만t으로 늘린다는 장기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양식 수산물 생산 세계 3위, 전체 수산물 생산(4백75만t)세계 9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 정부는 이를 위해 이 기간 동안 양식산업에 3천9백7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환경친화적인 양식.첨단생명과학을 이용한 양식.양식생물 질병 방제기술개발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양식기술은 어패류.해조류 등 수산생물이 한 곳에서 입체적으로 양식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양식장 내에 인공적으로 바다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주면 상호 보완적인 여러 종류의 양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첨단 양식기술 개발 사업에는 값 싸면서 효율이 큰 배합사료와 함께 양식장을 자동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등이 포함돼 있다.

유전공학을 활용해 생산성이 높은 우량 종을 개발하는 연구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립수산진흥원은 넙치(일명 광어)보다 성장이 3배 정도 빠른 암컷 넙치를 대량 생산한 데 이어 맛 좋은 범가자미.굴.전복 생산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최근 들어 급증하는 난치성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 실용화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가 21세기 양식산업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일본 등 선진 수산국에 비해 첨단공학을 활용한 양식기술이 낙후돼 있다는 점. 겨울철 양식기술이 제대로 개발되지 않아 가을까지 키운 고기를 정작 제철에 헐값에 수출하는 경우도 있다.

성장이 빠른 외국어종이 밀려 오면서 우리 고유 어종이 점차 사라지는 것도 또 다른 문제점.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전염병을 막기 위한 백신개발도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초보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해마다 발생하는 우렁쉥이 폐사 원인조차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민물 양식기술은 더 낙후돼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담수어 양식 생산량은 1만1천5백t으로 바다양식 생산량의 1.5%에 그쳤다.

부족분 대부분은 세계 담수 어류 생산량의 73%를 차지하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충당하고 있다. 어패류의 양식 생산량은 소비를 따라 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 나라 수산물 자급률은 1백%이다. 그러나 부분별로 보면 해조류는 1백23%로 높은 반면 어패류는 모자라고 있는 실정이다.

강진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