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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정보통신 합병 왜 추진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LG전자와 LG정보통신간 합병 논의는 1998년부터 이따끔 거론됐다.

특히 지난해 LG전자 반도체부문을 현대전자에 넘긴 직후 상당한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올초 그룹의 싱크탱크인 LG경제연구원은 LG정보통신에 "LG전자와의 합병이 바람직하다" 고 권유했다.

당시 그룹은 ▶LG정보통신의 국내외 영업망이 취약해 상대적으로 잘 짜여진 LG전자의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고▶전자는 화상(디스플레이), 정보통신은 음성(보이스)쪽의 기술이 상대적으로 우수해 양쪽을 합칠 경우 차세대통신사업인 개인휴대통신(IMT-2000)사업에도 적극 대처할 수 있는 등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

LG정보통신은 국내 영업망을 이미 올초부터 LG전자에 맡겨 왔으며, LG정보통신의 단말기 제조부문 핵심 인력의 상당수가 LG전자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반도체부문이 떨어져 나간 뒤 정체상태인 가전 부문만으론 홀로서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내부에서 자주 제기돼 왔다.

LG전자는 96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컴퓨터 부문을 미국 IBM과 합작 형태로 분리한데 이어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부문도 필립스에 넘기는 등 주력사업을 잇따라 매각.분리해왔다.

그 뒤 LG전자는 TV와 냉장고.에어컨 등 백색가전 제품과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등 영상기기, CD롬 드라이브.PC 등 일부 정보통신 제품에 주력해 왔다.

ATM교환기.부호분할접속방식(CDMA) 이동통신 등 통신시스템 분야에 치중해온 LG정보통신도 취약한 국내외 판매망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합병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두 회사의 합병문제는 지난해 말에도 거론됐는데 당시 주가 차가 너무 커 구체화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LG정보통신의 주가가 급락해 격차가 좁혀지면서 합병 추진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도 양사가 합병할 경우 영업과 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무엇보다 세계 최대의 통신시장인 중국시장 진출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CDMA 이동통신시스템을 상용화한 LG정보통신의 기술력과, LG전자의 해외 판매망이 결합하면 중국 등 정보통신 개도국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으리란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비싼 LG정보통신 주주의 반발 가능성과▶계열사간 통합이지만 합병 이후 기구 및 인력 조정문제가 만만치 않으리란 진단도 있다.

김영욱.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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