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삼성전자 주식 순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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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최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계속 팔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7일 이후 삼성전자를 90만주 가량 순매도했다.

여기에 기관들도 가세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7일 34만6천원에서 29일 27만3천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30일 큰폭의 반등장에서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소폭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시각이 바뀐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외국인들 삼성전자 왜 파나〓굿모닝증권 심용재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펀드 편입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졌기 때문" 이라면서 "대개 한 종목의 편입비중이 10%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삼성전자는 20% 가까이 돼 포트폴리오 운영상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 초만 해도 외국인 보유비중이 47% 수준이었으나 외국인들의 지속적 매수로 30일 현재 55%에 이르고 있다.

주가도 지수하락과 무관하게 강세를 보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연초 15%에서 30일 20% 수준으로 5%포인트나 높아졌다.

일부 유럽계 헤지펀드들이 최근 삼성전자를 매도한 것은 한국의 국가위험도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적정 주가를 27만~35만원선으로 보고, 이 범위 안에서 박스권 매매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매도 계속될까〓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삼성전자 매도는 일시적 수급요인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애널리스트는 "올들어 삼성전자를 지속적으로 순매수했던 미국계 뮤추얼펀드들이 현재 살 만큼 샀기 때문에 펀드가 추가로 설정되지 않는 한 매수여력이 없다" 면서 "그러나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장기적으로 매수한다는 관점엔 변함이 없다" 고 말했다.

UBS워버그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해 '강력 매수' 를 추천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이승용 이사는 "삼성전자가 좋은 주식이라는 데는 외국인들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면서 "최근의 매도세는 금융구조조정과 현대사태 등으로 한국경제를 불안하게 보며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차원" 이라고 말했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적정 주가를 70만~80만원으로 잡고 있으며, LG.굿모닝증권 등은 50만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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