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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깊이읽기] 읽을 맛나는 '과학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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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식
데틀레프 간텐 외 지음
인성기 옮김, 이끌리오
992쪽, 3만8000원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17세기 초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지적능력이 세계를 움직이는 힘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나타낸 말이리라. 그렇다면 자연과학이 인간의 삶과 사회를 송두리째 바꿔버린 지금은 이 말을 "자연과학을 아는 것이 힘"으로 고쳐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인문사회과학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국내서도 베스트 셀러가 됐던 '교양'(들녘)의 자매편이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의 임상 약리학 교수와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들이 생명.지구과학.우주과학.인간생명.정신활동 등 과학 전반의 지식을 쉽고 자세히 설명한다.

예로 진화론 항목에서 기린의 목이 길어진 이유를 설명하면서 다윈이 할아버지의 이론 일부를 수정하여 발전적으로 계승한 일화를 곁들였다. 또 적자생존이란 한 개체의 생존력을 말한 게 아니라 집단의 평균적인 변화의 방향을 말한 것에 불과하므로 약자를 억누르면서 적자생존을 들먹이는 마키아벨리 추종자들의 행동은 옳지 못하다고 비난한다. 단순히 사전식으로 설명하는 것을 뛰어넘어 과학사와 관련한 일화를 풍부하게 제시하고 사회적 맥락까지 짚어 읽는 맛도 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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