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장 속 '튀는 종목은 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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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심각한 침체국면 속에서도 오르는 종목은 오른다. 도대체 무슨 비결을 지녔을까.

거래소 시장의 경우 직전 저점이었던 지난달 27일(692.07)과 22일(691.61)사이 지수변화는 없지만 5백95개 종목(관리종목.우선주 제외)중 70개의 주가가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 저점인 지난달 27일(157.52) 이후 20% 이상 하락한 상태지만 59개 종목이 20%를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어떤 종목들이 약세장에서도 오르는가.

◇ 우량 반도체.정보통신주〓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이 대표 종목. 이 기간 중 SK텔레콤의 주가는 29.1%, 삼성전자는 23.5%가 올랐다.

상승의 원동력은 외국인들의 매수세. 외국인들은 이 기간 중 삼성전자 주식을 5천8백20억원어치, SK텔레콤 주식은 1천4백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체 순매수 액수가 7천46억원이니 외국인들은 한달새 이 종목만 산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1분기 1조6천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실적호전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세계 반도체시장의 호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 SK텔레콤은 액면분할과 모건스탠리지수 편입, 신세기통신 인수에 따른 시장지배력 강화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 코스닥 신규등록 종목〓최근 한솔창투와 한신평정보 등 일부 신규 종목이 등록 직후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진 등록하면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23일 거래가 시작된 삼테크와 동양알앤디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에는 쌍용정보통신과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행주식수가 1백만주 이하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부담이 없는 종목들도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23일 새롬기술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자 신규등록 종목이나 그동안 급등했던 소형주들은 하한가로 돌아선 종목들이 많았다.

굿모닝증권 투자분석팀의 이상호 과장은 "시장체력이 허약한 상황에서는 소형주와 지수관련 대형주는 서로 대체관계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며 "신규 종목의 경우 적정 주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만큼 주가가 떨어지면 낙폭이 예상외로 커질 수 있다" 고 지적했다.

◇ 이유없는 급등〓거래소 시장의 경우 일부 우선주와 관리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남선알미늄 우선주와 태평양산업 우선주는 이 기간 중 1백%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약할 때 한번씩 나타나는 현상" 이라며 "이들 종목의 경우 보통주보다 주가가 3~4배 높아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기는 어렵다" 고 지적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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