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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여수 엑스포, 양국 인적 교류 촉진시킬 계기 삼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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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호 10면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12일 한·일 9개 언론사의 특파원과 인터뷰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중앙일보 장세정 특파원. [베이징=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은 12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이명박 대통령이 합의한 대로 2010년 상하이엑스포와 2012년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인적 교류를 촉진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방한 앞둔 시진핑, 한·일 9개 언론사 특별 인터뷰

그는 특히 “양국이 영원히 좋은 이웃, 좋은 동반자, 좋은 친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해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2005년 한국 방문 때 만난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주요 인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했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한국 기업인 이름을 열거했다.

4년 전 방한 당시 마지막 방문지였던 제주도에도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이 세기 한·중 친선협회 회장의 권유로 제주도를 방문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의 첫 통일왕조인 진(秦)나라 때 서복(徐福)이 저장(浙江)성 닝보(寧波)를 출발해 제주도에 도착한 사실(史實)을 예로 들며 “한·중 관계의 유래가 깊다”고 강조했다. 시 부주석은 저장성 당서기를 역임했다.

그는 국가부주석 취임 뒤 지금까지 세 차례 외국을 순방했다. 지난해 6월 북한·몽골·카타르·예멘을, 올 2월 멕시코와 남미를 돌았다. 올 10월에는 독일·벨기에 등 유럽 5개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시 부주석은 이들 국가를 방문하기 전 해당국 언론사와 일절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마지성(馬繼生) 외교부 신문사 부사장(副司長:부국장)은 “한·일 양국의 간판 언론을 초청해 회견한 것은 한·일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말해 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시 부주석이 한·일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은 국영매체인 중국중앙방송(CC-TV)의 이날 저녁 뉴스에 보도됐다.

시 부주석은 기억력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해외 순방 때 친분 있는 인사의 이름과 지명 등을 정확히 기억해 외교관들을 놀라게 하곤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멕시코 방문 당시엔 식당 이름과 음식 맛까지 기억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를 하면서도 시 부주석은 질문 내용을 일일이 메모하고 자료를 살펴보았다.

시 부주석은 모두 발언을 통해 “연말연시를 맞아 한국·일본·캄보디아·미얀마 등 4개국 국민에게 따뜻한 새해 인사를 전한다”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4개국과 협력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이번 방한의 목적과 의의를 말씀해 달라. 한·중 관계는 이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양국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기를 기대하나.
“2005년 저장성 당 서기 자격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4년이 지난 지금 한·중 관계가 크게 발전했고 국제 정세도 변했다. 양국 관계의 발전 추세가 아주 좋다.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양국 국민의 교류가 더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이다. 조속한 시일 안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성사되려면 양국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경제·무역 협력은 한·중 관계의 중요한 부분이다. 동시에 양국 관계 발전을 추진하는 중요한 동인(動因)이다. 한·중 FTA에 대한 산·관·학 연구가 시작된 이래 양국은 공동 연구보고서를 통해 광범위한 부분에서 의견일치를 봤다. 그렇지만 이견도 존재한다. 우리는 양국의 관계 기관이 구동존이(求同存異) 정신을 발휘해 산업별 수요와 수용 능력을 감안해 조속한 시일 내에 FTA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를 희망한다.”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안정을 위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해 왔다. 앞으로 6자회담의 방향을 말해 달라.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대화와 평화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수호하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다. 중국은 6자회담 프로세스에서 제기되는 어려움을 타개해 나갈 것이다. 당사국들이 함께 노력해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재개해 9·19 공동성명의 3대 목표를 전면적으로 실현하길 희망한다.”

-동서양의 지도자들은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라고 말한다. 한·중·일 3국 간 협력 구상에 대해 말해 달라.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발전하는 지역이고 전망도 밝다. 아시아의 주요 국가인 한·중·일 협력은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의 번영·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는 소중한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3국 간 협력 내용을 풍부하게 해 동아시아 협력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하면 동아시아 평화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다.”

-양국 문화 교류와 인적 교류 방면에 어떤 구상이 있는가.
“양국은 같은 이익을 공유하고 문화도 유사하고 우호적인 교류의 역사를 유지하고 있다. 2005년 제주도에 갔을 때 진시황의 사자로 제주도를 찾았던 서복(徐福)전시관을 방문했다. 양국 교류는 그만큼 역사가 깊다. 양국은 수교 이래 인적 교류가 매우 활발해 백화제방(百花齊放)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부단히 커지고 있다. 미·중 양국의 G2시대라는 관점도 제기된다.
“신중국 건국 60주년과 개혁·개방 30년을 통해 중국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우리는 조화로운 세계가 중요하다고 느낀다. G2시대를 지향할 의향이 없다. 우리는 평화 발전의 길을 갈 것이다. 어떤 나라와도 동맹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다. G2시대는 우리의 외교 원칙과 맞지 않고 글로벌화와 다극화의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 한두 나라가 국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과 두루 협력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호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거시경제와 향후 대응조치를 소개해 달라.
“중국은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금융위기 이후 추진한 패키지 대책들이 상당한 효과를 봤다. 경제회복 기조도 좋고 민생도 부단히 개선되고 있다. 수출이 아직 어렵지만 올해 8% 성장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경제에 내부 불안 요소가 있어 거시경제 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국면에서 중국은 해야 할 역할을 다할 것이다.”

-중국은 최근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2020년에 단위 국내총생산(GDP)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기준으로 40∼45%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국제사회에 기여할 의향은 있나.
“기후변화 문제는 전 세계가 직면한 중대한 도전이다. 어떤 나라도 혼자 해결할 수 없고 다 함께 대응해야 한다. 중국은 개발도상국으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책도 최근에 내놨다. 코펜하겐 회의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푸는 중요한 기회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이명박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가 성과를 내도록 중국도 협력할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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