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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정성천·박경규 무명설움 "이젠 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기세가 만만찮다.

1997년 창단 이후 구단 형편이 어려워 하위권을 면치 못했던 대전은 지난 14일 삼성디지털 K리그 개막전에서 홈팀 전북 현대를 2 - 1로 꺾고 상쾌한 출발을 했다.

이관우.김은중.성한수 등 신세대 스타들이 부상으로 모두 빠졌지만 늦깎이 정성천(29)과 새내기 박경규(23) 두 무명선수가 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 얻은 값진 승리였다.

실업축구 할렐루야 출신으로 97년 대전 창단멤버인 정성천은 1m86㎝ 장신 공격수로 입단 당시 기대를 모았지만 확실한 골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해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 꾸준히 경기에 투입되면서 벌써 3골을 뽑아내 지난해 2골을 넘어섰다.

대전 김기복 감독은 "득점찬스에서 침착하고 집중력이 뛰어나 큰 경기에서 귀중한 골을 잡아낸다" 며 정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박경규는 '굴러온 복덩이' 같은 선수.

지난해말 프로팀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에도 지명받지 못했던 박은 대전이 드래프트 탈락 선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개 테스트에서 눈에 띄어 프로 그라운드에 서게 됐다.

당시 연세대 김호곤 감독은 테스트 현장까지 쫓아가 사정사정하며 박을 받아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은 겨울훈련 동안 연습경기에서 팀내 최다득점을 올리며 진가를 드러냈다.

주로 후반 20분쯤 교체 투입돼 '대전의 이원식' 으로 불리는 박은 14일 정규리그 개막경기인 전북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정성천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해 그동안 쌓였던 설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박박 깎은 헤어스타일로 강한 인상을 주는 박은 수비수를 등지는 능력과 반박자 빠른 슈팅력을 갖췄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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