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金] 유연성 좋으면 근육 통증도 줄여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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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대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헬스코치운동선수들의 근육에 통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참으로 다양하다. 우선 근육은 머리가 지시하는 명령을 수행하는 곳이라 몸의 주인이 긴장하면 근육도 따라서 긴장하게 되어 딱딱하게 굳어진다. 긴장이 지나치면 경련이 발생하게 되고 이것이 통증의 원인이 된다. 물론 운동을 통해 땀을 많이 흘려 근육 내에 이온 성분의 균형이 깨어지면 근육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이 원활해지지 않게 되어 경련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 때에도 통증이 함께 발생하게 된다.

다음으로는 전후 또는 좌우의 근육이 발달한 정도나 위축된 정도가 달라져서 생기는 근육의 불균형이 근육 통증의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균형이라 하면 좌우 근육의 밸런스를 생각하게 되지만 어떤 방향으로든 격렬하게 움직여야 하는 선수들은 앞뒤의 균형도 중요하다. 물론 좌우 근육은 거의 비슷해야 하는 반면 전후는 일정 비율을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 어쨌든 근육의 불균형으로 인해 어느 한 쪽의 근육에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부담이 증가하게 되면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쉬는 시간이 많으면 근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무거운 것을 들 수 있는 근력은 물론 빨리 들어올리거나 충격을 더 많이 줄 수 있는 근파워, 동작을 계속 반복할 수 있는 근지구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이럴 때 근기능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에 무리가 오면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신체의 구조적인 결함도 통증 발생에 한 몫을 하게 된다. 평발은 물론 짝다리, 짝팔, 짝궁둥이, O다리, X다리, 척추 측만, 전만, 후만증 등 선수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이상으로 결국은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기본적인 운동을 통해 체계적으로 근육을 발달시키지 않고 기술훈련을 더 강조하여 경기성적에만 신경 쓰는 우리나라 스포츠 풍토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요즘은 부정렬 증후군이라 하여 이를 교정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운동선수에게 가장 많은 근육 통증의 원인은 지나친 훈련과 불충분한 휴식으로 인해 발생한다. 훈련량에 적응을 못했거나 훈련 강도가 갑자기 높아지거나 혹은 너무 장기간 운동을 지속하다 보면 오히려 운동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 더 많은 훈련을 하게 되고 경기력은 더욱더 떨어지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오버했다고 해서 과사용 또는 과훈련 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자칫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넘어가면서 선수가 슬럼프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 통증은 몸이 버틸 수 있는 한계가 되었거나 휴식이 필요하다는 좋은 예비 신호가 된다.

그러나 어떤 원인으로 시작된 것이든 근육에 통증이 생기게 되면 대개 근육이 뭉치거나 뻣뻣해져서 잘 늘어나지 않게 된다. 어떤 경우든 근육에 이상이 생기면 원래 늘어날 수 있는 길이보다 줄어들게 되므로 관절의 움직임이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함께 줄어들게 되는 것이 근육의 유연성이다.

거꾸로 얘기해보자. 근육이 유연해지면 통증이 줄어들게 된다. 근육이 잘 늘어나면 당연히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각도도 증가하게 된다. 그 동안 유연성이 좋으면 근육과 관절이 운동하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왔지만 근육 통증을 최소화시킨다는 것은 곧잘 무시되어져 왔다. 운동선수라고 안 아프겠는가. 아니 오히려 더 많이 아플 것이다. 그런데 통증을 덜 호소하는 것은 매일 운동 시작 전에 스트레칭이 포함된 준비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어제의 몸은 더 이상 오늘의 몸이 아니다. 오늘의 근육 상태는 어제까지 한 운동이나 활동량에 따라 달라진다. 그것을 매일 확인하고 뭉치거나 뻣뻣해져서 아픈 곳을 풀어주기 위하여 선수들은 매일같이 전신적인 스트레칭을 실시하고 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긴 것이 북풍이 아니라 햇님이었던 것처럼 근육은 따뜻해야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어떤가. 나이가 들거나 추워지면 근육도 따라 약해지고 움츠러든다. 근육이 아프다면 매일 매일 천천히 근육을 늘려보자. 어제의 근육은 오늘의 근육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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