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빚' 채근 못이겨 자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농촌 주부 등을 상대로 상습 사기도박을 일삼으면서 노름빚을 갚지 못한 채무자를 협박해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 도박폭력 및 사기도박단 24명이 경찰에 무더기 적발됐다.

경기도 양평경찰서는 16일 이같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및 사기 등)로 金모(32.무직.서울 강동구 성내동).朱모(60.무직.양평군 용문면).洪모(47.무직.성남시 중원구)씨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朴모(59.무직.하남시 춘궁동)씨 등 달아난 일당 18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혐의(상습도박)로 金모(28.주부.양평군 양평읍)씨 등 37명을 적발, 이중 金씨 등 2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폭력배 金씨 등 5명은 지난 1월 池모(33.무직.양평군 옥천면)씨에게 노름빚 1천만원을 빌려준 뒤 池씨가 이를 갚지 못하자 지난 3월부터 지난달초까지 6차례에 걸쳐 池씨의 집을 찾아가 "콩팥이나 간을 팔아 빚을 갚으라" 며 폭력을 휘두른 혐의다. 池씨는 이를 고민하다 지난달 10일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폭력배 朱씨 등 12명은 지난해 11월 5백만원의 도박빚을 빌려간 金모(38.주부.양평군 용문면)씨에게 협박용으로 준비해둔 도박일기를 보여주며 "수사기관이나 남편에게 알리겠다" 고 위협, 월 15%의 고리 도박빚을 받아낸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朱씨 등은 양평 등지의 농촌주부 12명에게 이같은 수법으로 월 10% 이상의 고율 이자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洪씨 등 일당 7명은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양평.춘천 등의 콘도 등지에서 사기도박 기술자 등을 동원, 도박판을 벌인 뒤 40여명의 농촌주부 등으로부터 10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양평〓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