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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래 “예산 투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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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강래(사진) 민주당 원내대표가 당내 강경파들의 압박에 예산 투쟁을 선포했다. 이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예산 심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4대 강 예산”이라며 “정부가 4대 강 사업 예산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민주당은 가열한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시한도 못 박았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가 15일까지 4대 강 예산에 대한 입장을 천명하지 않으면 예산 심의는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문제 삼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4대 강 예산 중 수자원공사가 담당하기로 한 부분은 한 푼도 인정할 수 없다는 쪽이다. 또 당 정책위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0년도 4대 강 관련 예산 3조5000억원 중 평상시 하천정비사업을 위해 쓰는 1조원가량만 허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그동안 4대 강 예산의 부당성과 문제점을 수차례 지적했는데 정부의 누구도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며 “예산심사소위를 구성하기 전에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소위 구성은 물론이고 예산 진도가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5일까지 원내지도부가 조를 나눠 소속 의원 전원과 그룹별 면담을 해 예산 투쟁에 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하루 전까지만 해도 “지난 8일 국토해양위에서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했지만 국민의 걱정을 덜기 위해 예결위를 정상 운영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런 방침에 대해 당내 반발이 일었다.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선 최고위원은 “(국토해양위 날치기에 대해) 말로는 ‘원천무효’라면서 (예산안을) 예결위에서 심사하는 건 모순”이라며 “한나라당과 공범이 돼 국회법을 위반한 꼴”이라고 비판했었다. 이런 강경 기류가 결과적으로 이 원내대표를 바꿔 놓은 모양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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