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왜 모두 ‘아이폰’에 열광하는 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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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아이폰을 예약한 시민들이 론칭쇼가 열리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시판된 지 열흘 만에 가입자 9만 명을 돌파했다. 작은 컴퓨터라 불릴 만큼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구매자가 일부 정보기술(IT) 전문가에 한정될 것이란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소비자들은 아이폰의 구매 이유로 획기적인 성능보다 ‘애플’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꼽았다. 아이폰 열풍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자.

◆생각 키우기

①브랜드의 의미와 가치는

‘기업이 생산하는 것은 제품이지만 소비자가 구매하는 것은 브랜드다’라는 말이 있다. 소비자는 물이 아닌 ‘에비앙’을, 신발이 아닌 ‘나이키’를 산다는 의미다. 브랜드에는 소비자가 찾는 이미지가 녹아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이미지는 천차만별이다. 현대인들은 나에게 맞는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을 만족스러운 소비라고 생각한다. 가격과 품질만을 구매기준으로 삼던 과거의 소비성향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아이폰은 2007년에 등장한 최초의 버튼 없는 스마트폰이다. 기술적인 특징은 곧 경쟁사들이 모방해 진부해졌지만 창조적·혁신적이라는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아이폰 구매자는 최신 스마트폰과 더불어 개성 있고 세련된 이미지도 선사받았다고 느낀다.

②성공한 브랜드는 어떤 것들이 있나

세계적으로 가장 가치가 높은 브랜드는 코카콜라다. 영국의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가 선정해 발표한 ‘2009 글로벌 100대 브랜드 가치 평가’ 결과다. 코카콜라는 이 평가에서 2000년부터 줄곧 1위를 지켜왔다. 브랜드 가치만 무려 687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83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IBM(602억 달러≒73조원)과 마이크로소프트(566억 달러≒68조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의 브랜드가 175억 달러로 19위에 올라 있다.

데이비드 아커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하스경영대학원)는 “불황일수록 고객들은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기에 ‘넘버 원’ 브랜드의 시장지배력은 오히려 강해진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은 한 가지를 구매하더라도 최고의 만족을 주는 제품을 찾기 때문이다.

③브랜드 가치를 강화할 방법은

애플은 2008년과 2009년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존경받는 기업’ 1위에 올랐다. 아이폰 외에도 아이팟(MP3플레이어), 매킨토시(PC) 등 애플의 제품이 꾸준히 ‘현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애플만의 브랜드 이미지는 지속적으로 탁월한 제품을 선보이고 고객의 신뢰를 얻는다는 기본에 충실했던 결과다.


국가나 개인의 브랜드 강화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 10월 초 발표된 안홀트-GMI사의 국가브랜드지수(NBI)에서 한국은 전체 50개국 중 31위를 기록했다. 한국인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방법은 결국 기본을 지키는 데 있다. 국민 개개인이 원칙과공중도덕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국가와 개인의 브랜드 강화가 시작된다는 말이다.

박형수 기자

※ 홈페이지 www.jnie.co.kr에 다양한 NIE 자료가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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