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집들이 불똥’ … 분당·용인 전세 찬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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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분당·평촌·용인 등 경기도 남부의 전세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전세 물건이 귀하고 가격도 오름세를 탔으나 요즘은 정반대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전세난을 겪는 서울 강남권과는 딴판이다.

이들 지역 전세시장이 잠잠해진 것은 인근에서 입주하는 아파트가 많아져 수요가 분산된 때문이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상록우성아파트 126㎡ 전셋값은 2억2000만~2억5500만원으로 보름 전보다 1000만원 떨어졌다. 이매동 삼성아파트 107㎡도 한 달 새 1000만원 내려 2억~2억2000만원 선이다. 서현동 해내밀공인 윤재희 실장은 “지난 추석 이후 최근까지 강남권에서 밀려온 전세 수요자들로 매물이 달리면서 전셋값도 들썩였는데 지금은 2000만원 이상 호가를 낮춘 물건이 나와도 거래가 잘 안 된다”고 전했다.

분당의 침체는 판교신도시의 입주 영향이 크다. 판교에선 올 4분기에만 10개 단지 4266가구가 입주한다. 분당 이매동 준공인 양미경 공인중개사는 “새 아파트이면서도 전셋값이 분당과 같거나 조금 싼 판교로 옮기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판교 입주 여파는 용인 수지에까지 미치고 있다. 판교와 가까운 성복동 경남아너스빌1차 161㎡는 지난달 초보다 2000만~3000만원 내린 1억8000만~1억9000만원에서 전세를 구할 수 있다.


인근 신봉동 한 공인중개사는 “가을 이사철에는 전세가 나오면 바로 계약됐으나 지금은 물건이 단지별로 5~6개 정도 있다”고 말했다.

안양 일대도 입주 쇼크 영향권에 들었다. 평촌신도시 꿈우성 125㎡ 전세금은 2억4000만~2억6000만원 선. 이달 초보다 1500만원 정도 내렸다. 이곳 역시 주변에 입주 아파트가 많다. 석수동에서는 10월 이후 아이파크(1134가구)와 하늘채(553가구)가, 비산동에선 11월 한화꿈에그린(774가구)이 입주했고 인근 의왕시 비산동 포일자이(2540가구)도 최근 집들이를 시작했다. 재건축 입주가 많은 광명시도 지난달보다 10%가량 내린 전세 물건이 많아졌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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