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오 명창, 맥 끊길 위기 서편제 박동실제 ‘심청가’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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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오 명창(54·사진)의 서편제 박동실제 ‘심청가’ 발표회가 11일 오후 3시 광주 버스종합터미널 옆 유스퀘어문화관에서 열린다. 박동실제 심청가는 섬세한 창법의 서편제 가운데서도 부침새(리듬의 변주 기교)와 시김새(선율의 변화에 따라 덧붙이는 목 기교)가 다른 바디보다 정확한 것이 특징이다. 바디는 특정 명창이 잘 불러 대중에게 인정받은 소리를 말한다.

공연의 쉬어 가는 마당에서 아쟁 산조 등이 곁들여진다. 공연 문의: 062-360-8431

이 명창은 “박동실제라는 소리가 숨어버리고 장월중선이라는 이름은 영원히 묻혀버릴 것 같아서, 전라도 땅에서 꼭 박동실제 소리가 전승되도록 하겠다는 일념으로 이번 발표회를 제자들과 함께 준비했다”고 말했다. 목포에서 태어난 이 명창은 열네 살 때 장월중선 선생을 만났고, 서편제의 창시자인 박유전 선생으로부터 이날치-김채만-박동실로 이어지는 심청가 등을 사사했다. 1996년 전국판소리경연대회 명창부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했고, 현재 이산판소리고법 전수관에서 제자를 양성 중이다. 담양 출신인 박동실(1897∼1968) 명창은 ‘광주소리’(서편제 광주판)의 대부이지만, 한국전쟁 직후 월북했고 현대 판소리사에서 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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