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레포츠 시즌… 초경량 항공기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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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봄바람에 실려 두둥실 떠오른다.

조금 전까지 머리를 짓누르던 땅 아래 세상에서의 번뇌가 스치는 바람 속에 말끔히 날아가 버린다. 잿빛 도시가 이내 한 폭의 아늑한 풍경화가 되어 눈아래 펼쳐진다.

사람들을 무섭게 내려다보던 회색 콘크리트 빌딩은 수줍은 돌멩이처럼 짙푸른 신록 속에 묻히고, 딱딱한 아스팔트길은 교태를 부리며 황토빛 대지를 감고 돈다.

시끄럽게 떠들던 자동차들은 딱정벌레 마냥 귀엽기만 하다.

아! 이것이 '하늘을 나는' 기분이로구나. 제법 따가워진 봄볕과 함께 행글라이딩.패러글라이딩 등 항공 레포츠의 계절이 시작됐다.

매서운 바람이 매니어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했던 3, 4월이 지나가고 5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항공 레포츠에 적합한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행글라이더에 엔진을 단 초경량 항공기도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 행글라이딩〓항공레포츠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행글라이딩은 비행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다.

무게 30~40㎏의 기체에 매달려 시속 40~1백㎞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출발과 착륙을 위한 기본적인 훈련을 충실히 해야만 안전한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초 훈련을 충실히 해야 한다.

기체를 능숙하게 다루기까지 매주말 평지에서 4~6개월 정도 꾸준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헬멧.비상용 낙하산 등 안전장비는 기본이다.

다소 힘든 훈련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파이프 하나만을 잡고 창공을 가르는 순간 훈련의 고통은 기억 속에서 바로 사라진다.

◇ 패러글라이딩〓낙하산에서 유래한 패러글라이딩은 간편하게 비행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작이 쉽고 안전성이 높아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가입이 늘고 있다. 여성들도 각 클럽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패러글라이딩의 첫 단계는 캐노피(날개부분)를 펴는 것. 비행을 시작하기 전까지 방향조정과 이착륙 등 기체를 다루는 기초를 익히는데 3~4회 정도 강습을 받아야 한다.

기체를 능숙하게 다루게 되면 고도 30m 정도 높이의 언덕에서 기초단계 비행을 하고, 완숙 단계가 되면 3백~5백m 고도에서 비행을 시작한다.

비행시간은 수십분에서 서너시간까지 기술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비행을 완전히 익히는 데 대략 2~4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기초단계 연습에서도 2~3m쯤 떠오르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 첫 단추는 이렇게〓전국에 20여 강습 클럽이 '날고픈' 꿈을 가진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의 클럽에서는 회원으로 가입해야 강습을 받을 수 있다. 장비가 고가라 회비도 비싼 편. 가입비 30만원에 월회비 5만원 정도다.

회원은 기간에 관계 없이 비행을 숙지할 때까지 훈련받을 수 있다.

회원으로 가입해 행글라이딩이나 패러글라이딩 중 하나를 배운 뒤 또다른 종목을 익히려면 다시 가입비를 내야하는 클럽도 있고 날개클럽(02-927-0206)처럼 한번 가입비를 내면 두가지 모두 가르쳐주는 곳도 있다.

강습은 일요일 등 휴일에 진행한다. 수도권 지역 클럽은 주로 경기도 광주군 매산리의 활공장을 이용한다. 인천시와 경기도 의정부.양평, 충북 단양에도 활공장이 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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