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구두미화원 초등생 구하고 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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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 7일 오후 2시쯤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리 왕숙천. 친척들과 물놀이 나온 권용주(權容柱.32.구두미화원)씨는 들뜬 기분으로 짐을 풀고 있었다.

오랜만에 즐기는 휴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때 "사람 살려" 하는 비명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직경 10m 가량의 물웅덩이에서 白모(40.상업)씨가 자신의 딸을 구해 물밖으로 끌어내고 있었다.

또다른 어린이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 눈에 띄었다.

웅덩이 주변에서 발을 구르며 지켜보는 사람들 사이로 權씨는 옷을 입은 채 뛰어들었다.

달라붙기만 하는 아이를 가까스로 물밖으로 밀어내느라 탈진한 權씨는 한차례 허우적거린 뒤 가라앉았다.

權씨의 자형인 박종구(朴鍾九.40)씨가 뛰어들었지만 權씨를 구해내지 못했다.

權씨의 시신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30여분 뒤 두길 밑 물웅덩이 바닥에서 인양했다.

이날 사고는 물놀이 나온 白씨의 두딸 중 작은 딸(7)이 발을 헛디디면서 웅덩이에 빠지자 白씨와 언니(초등5)가 잇따라 물에 뛰어들면서 일어났다.

남양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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