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부족 갈수록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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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중국의 물 부족으로 조만간 전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민간환경연구소인 미국 월드워치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이 최근 경고했다.

그는 연구소에서 발간하는 보고서를 통해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으로 인해 2010년까지 중국의 생활용수 수요는 60%, 공업용수 수요는 6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 밝혔다.

그는 "황허(黃河)이북지역은 지금도 물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베이징의 경우 지난해 지하수위가 2.5m 내려갔고 1965년부터 따지면 59m가 내려갔다" 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물 1㎥당 농업부문에서는 2백달러 어치를 생산하지만 공업부문에서는 이보다 70배 많은 1만4천달러 어치를 생산하기 때문에 고도성장을 추구하는 중국정부로서는 농업용수를 계속 공업용수로 돌릴 전망이다.

중국의 관개농업 비율은 70%에 육박하고 있어 농업용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할 경우 농업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브라운 소장은 13억명에 가까운 인구를 거느린 중국 정부가 식량의 자급자족을 포기하고 대량 수입으로 전환할 경우 세계 곡물시장을 뒤흔드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물사정은 양쯔(揚子)강 이북이 훨씬 심각하다.

양쯔강 북쪽은 전체 인구의 45%와 전체 농경지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으나 수자원은 전체의 5분의1에 불과하다.

농경지 1㏊당 수자원양이 양쯔강 남쪽의 8분의1 밖에 안되는 것이다.

황허의 경우 중류지역에서 강물을 과도하게 이용하는 바람에 지난 72년 처음으로 15일간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고, 그 이후 기간이 점점 늘어 97년에는 2백26일간 흐름을 멈추기도 했다.

브라운 소장은 식량문제 전문가로 중국의 인구 및 식량문제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으나 지나치게 미국적 시각에서 분석.평가를 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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