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총재·부총재 경선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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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의 총재.부총재 경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당권과 차기 대선 또는 그 이후를 노리는 인사들의 총재단 경선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경선 출마자들간 연대 움직임도 활기를 띠고 있다.

◇ 손학규 당선자 총재 경선 도전〓50대 초반(53세)으로 3선인 손학규(孫鶴圭.경기 광명)당선자는 7일 "당을 쇄신하고 당내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대에 의한 열린 리더십이 필요하다" 며 오는 31일 전당대회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도전할 것임을 선언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집권 이후 여권의 야당 파괴공작에 맞서 야당을 지켜내고 4.13 총선을 승리로 이끈 李총재에 대해 평가한다" 면서도 "당의 민주화나 열린 정당화란 측면에선 李총재 체제에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고 밝혔다.

孫당선자의 출마 선언으로 총재 경선은 李총재를 비롯, 김덕룡(金德龍.59.서울 서초을.4선)부총재와 강삼재(姜三載.48.마산 회원.5선)의원간의 4파전이 될 전망이다.

金부총재는 당헌.당규 개정안이 중앙위원회 운영위에서 가결되는 오는 12일께 총재 경선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 경선 주자간 연대 움직임〓金부총재는 최근 부총재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박근혜(朴槿惠.재선)부총재와 세번 만나 '반(反) 이회창' 연대 형성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각각 총재.부총재 경선 출마를 공동으로 선언하는 등 일종의 '러닝 메이트' 모양새를 갖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강삼재 의원은 부총재 경선 쪽으로 선회한 강재섭(姜在涉.4선)의원의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다.

두 사람은 1998년 총재 경선 때 연대한 바 있으나 강재섭 의원은 중립을 지킨다는 입장이어서 연대가 성사될지 의문이다.

孫당선자는 재선임에도 부총재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정의화(鄭義和)의원을 비롯, 김문수(金文洙.재선)의원 등 초.재선 개혁그룹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李총재는 부총재 후보들과의 합종연횡에는 관심이 없다고 한다.

"경선 과정에서 편가르기를 하면 비주류의 입지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 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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