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앓는 "은빈이에게 새생명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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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회사를 그만두고 폐암에 시달리는 아버지(62)의 간병에 1년 2개월째 매달려온 공병연(孔炳衍.33.고양시 일산구 탄현동.사진)씨는 어린이 날을 맞기가 오히려 두렵다.

부친 위독에 더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린 외동딸 은빈(恩彬.8.황룡초등교 2년)이 마저 1억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구하지 못해 사경을 헤매기 때문이다.

지난 1월부터 4차례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은 은빈이는 6개월 안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독하다.

국내는 물론 일본의 골수기증 희망자까지 조사했으나 이식이 가능한 골수를 찾지못해 낙심했으나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부터 '대만에서 1백% 일치하는 골수를 찾았다' 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엄청난 수술비 때문에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는 어렵게 장만한 아파트를 팔아 아버지와 딸의 치료비로 주위에서 빌린 4천5백만원을 갚고 월세 단칸방 보증금 1천만원을 뺀 4천만원만 수중에 쥐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야채가게에 나가 허드렛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던 아내 김희정(金姬貞.35)씨도 딸의 간호를 위해 지난 1월 일을 그만둔 상태여서 더 이상의 수술비 마련이 막막하다.

孔씨는 2월엔 치료비에 보태기 위해 동네 슈퍼에서 일해보기도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이같이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은빈양이 다니는 황룡초등교 녹색어머니회와 학교 운영위원회 등 6개 학부모 단체는 4일 부터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에 나섰다.

孔씨는 "딸만 살릴 수 있다면 앞으로 평생을 남을 돕는 일에 헌신하겠다" 며 고개를 떨구었다.

0344-917-8460.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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