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부품이야기⑯]자동차 안의 숨은 일꾼, 엔진오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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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혈액을 순환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순환계의 중추기관으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자동차에서 심장 역할을 하는 장치는 무엇일까. 바로 ‘엔진’이다. ‘심장’ 만큼이나 ‘엔진’의 중요성에 대해선 운전자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엔진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엔진오일’에 대해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운전자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엔진오일이 꽤나 많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실제로 엔진오일은 일당백의 역할을 거뜬히 수행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바로 엔진을 보호하는 일. 이를 위해 엔진오일은 엔진이 움직이는 동안, 실린더 내벽과 피스톤의 마찰 면 사이에 유막을 형성시켜 금속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발생하는 마모현상을 방지해 준다. 이 마찰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최소화시키고, 발생된 열을 마찰부위로부터 외부로 빠르게 제거하는 냉각작용도 엔진오일에게 주어진 또 다른 임무 중 하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엔진오일은 피스톤과 실린더 벽 사이에 윤활유막을 형성시켜 연소 가스가 새는 것도 방지한다. 이를 통해 출력 저하를 예방해 주는 것이다. 마찰 면 이외의 기계부품에 대해서도 피막을 형성해 수분이나 가스가 직접 닿는 것을 막아주는데, 이에 따라 소음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윤활유 및 연료에서 발생된 산화 생성물인 찌꺼기들이 기계부품에 들러붙는 것을 막아주는 청소부 역할도 엔진오일이 도맡아 한다. 이 외에도 응력분산작업이나, 저온에서 엔진의 펌프작용이 쉽게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는 작업 등 여러 잡다한 일들도 엔진오일이 시간 날 때마다 아르바이트로 수행하는 업무 중 하나다.

이렇게 중요한 엔진오일의 교환시기가 지났는데도 계속 사용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오일이 산화되어 엔진의 마모가 촉진될 것이다. 결국 차량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뜻이다. 또 엔진 각 부위에 찌꺼기가 들러붙어 이로 인한 차량 결함이 발생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엔진오일의 교환주기를 직접 점검해 보자. 엔진오일의 점검은 양과 질에 대한 점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선, 오일레벨 게이지를 빼고 오일이 묻은 곳을 확인해야한다. 이때 오일이 묻은 선이 ‘L’선 이하의 경우, ‘F’선까지 오일을 보충하면 된다. 또 오일 게이지에 묻은 오일이 ‘검은색’에 가까우면 심하게 오염된 것이고, ‘우유색’에 가까우면 냉각수가 섞여 있는 것, ‘노란색’에 가까우면 가솔린이 유입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엔진오일을 사용하기 전의 본래 색은 ‘투명한 연갈색’이다.

이도저도 귀찮다면 주행거리나 시기 정도는 꼭 기억할 것. 보통 주행거리 ‘5,000~10,000km’ 혹은 사용기간 기준 6개월에 한 번 정도 교환해 주면된다. 엔진오일은 차량 출고 시 사용된 순정 오일을 사용하면 좋다. 이는 완성차 연구개발 단계에서 사용된 똑같은 재질의 제품을 상품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주위에 떠도는 몇 가지 잘못된 상식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우선 ‘첨가제는 자동차 엔진의 성능을 향상 시킨다’가 대표적인 예. 하지만 자동차 오일에 추가로 첨가제를 더하는 것은 청량음료에 설탕을 섞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급 자동차 엔진오일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첨가제를 가장 적정한 비율로 제조되었기 때문이다.

‘검게 변한 자동차 오일은 불량이다’라는 말도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사용한 오일이 검은색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다. 엔진오일이 검게 변했다는 것은 엔진 내 부품들에서 발생한 찌꺼기들을 제거하여, 엔진부속품들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현대모비스 글로벌용품팀 최현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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