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 린다 김 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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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린다 김은 취재팀의 서면 질문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인 김지영씨를 통해 2일 자신의 해명을 전달해왔다.

-백두사업과 동부전선 전자전 장비 도입사업 등에서 국방부장관과 국회 국방위원장 등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는데.

"한국에서 로비스트는 뇌물공여자로 인식되지만 로비스트는 단순히 로비뿐 아니라 정보제공자 역할도 한다. 한국군은 무기주문 때 각종 무기소개서에 나온 것 가운데 가장 좋은 것만 뽑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 나는 무기의 생산가능성 등을 설명해주며 가장 합리적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적법한 로비스트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부탁한다.

동부전선 전자전 장비 사업에서 내가 대리인으로 일했던 이스라엘 업체가 탈락한 것은 내가 반드시 로비 덕분에 사업권을 따낸 것이 아니란 방증이다. 무기도입의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 로비스트들의 설명도 듣고 결정하는 것이다. "

-백두사업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었던 고위인사들이 당신에게 개인적 감정을 드러낸 편지를 보냈는데.

"난 두 아이의 어머니이고 남편이 있는 가정주부다. 남편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가정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내가 군수조달업계의 로비스트로 성공한 것은 나의 노력 덕분이지 몇몇 인사와의 개인적 친분관계 덕분이 아니다.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는 인사들을 어떤 방법으로든 만나 설명을 해야 할 로비스트로서 그분들이 보내온 편지에 나의 의사와 전혀 무관한 표현이 있어도 그것을 제지할 수는 없었다. "

-몇몇 인사들은 당신이 서울 I호텔 객실 번호 등을 알려주며 개인적 만남을 적극 유도했다는데.

"서울에 있는 동안 연락해야 할 분들에게 있는 곳을 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분들을 객실로 모셨던 것은 호텔 커피숍 등에서 만날 경우 얼굴이 알려진 그분들이 본의아닌 피해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항상 미팅룸이 붙어 있는 객실을 사용한다.한국에서는 여자가 큰 사업을 하기가 힘들다.

만나야 할 사람들을 호텔에서 만났다는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은 여자이기 때문에 받는 오해다. "

-전직 고위 공직자 가운데 일부가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못하는 행위 때문에 비난을 받게 된 데 대한 당신의 입장은.

"모두들 좋은 분들이었는데 나와의 인연 때문에 언론에 오르내리게 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 그분들과 그분 가족, 그리고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결코 부적절한 관계는 없었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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