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온라인 소매업체 곧 자금고갈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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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미국의 첨단기술업계가 '주가 폭락, 수익 감소, 투자자금 고갈' 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면서 상당수 업체들이 문을 닫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의 홍보 열풍으로 호황을 누렸던 광고업계에도 덩달아 찬바람이 몰아닥칠 전망이다.

정보통신업계의 거품이 꺼지면서 곳곳에서 허덕거리는 숨소리가 들리고 있는 것이다.

USA 투데이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마켓가이드와 공동으로 미국의 주요 온라인 소매업체 14곳의 재무상황을 조사한 결과 앞으로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밸류아메리카는 다음달 중, 이뮤직닷컴과 에그헤드닷컴은 내년 3~4월 이전에 심각한 자금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5곳 이상은 2년 내에 자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측됐다.

벤처 투자가인 로저 맥나미는 "뉴욕 증시와 든든한 돈줄이었던 벤처 캐피털이 벤처 기업을 외면하고 있어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고 말했다.

인터넷 연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도 "최근 유력 온라인 소매업체 50곳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앞으로 몇개월 내에 합병당하거나 파산될 것" 이라고 예상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건강관련 인터넷업체로 지난해 7월 나스닥에 상장됐던 닥터쿠프닷컴은 26일 "손실확대와 광고수입 부진으로 앞으로 4개월분의 자금 밖에 남아있지 않다" 며 "새로운 자금원의 개발, 회사 매각 등 대책을 마련중" 이라고 털어놓았다.

미국 온라인 서적판매회사인 아마존닷컴도 이날 "올 1분기 적자가 1주당 35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주당 12센트에 비해 크게 늘었다" 고 발표했다.

아마존닷컴의 이 기간중 매출액(5천7백39억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로 늘었지만, 순손실(1억2천2백만달러)은 거꾸로 3배 가까이 늘어 헛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MS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은 그동안 1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던 실리콘 밸리내 연구회사 '인터벌 리서치' 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이유로 25일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광고 전문가들은 "닷컴업체들은 광고예산이 줄어들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대량광고보다는 특정 계층을 겨냥한 타겟 광고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며 "광고업체들은 앞으로 심각한 수주난을 겪게될 것" 이라고 말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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