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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 모델들 패션시장 휩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러시아 출신 모델들이 세계 패션 및 화장품계 광고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들은 90년대 소련 붕괴 이후 서방 제품들의 러시아 침공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세계 브랜드를 장악해가고 있다.

패션전문지 보그의 칼럼니스트 알렉산드르 바실리예프에 따르면 현재 세계 톱 모델의 3분의 1이 러시아 여성들.

최근 출시된 크리스찬 디오르, 장 폴 고티에, 겐조, 조르지오 아르마니, 소니야 라켈, 카사렐 등 세계 톱 브랜드의 모델들 대부분이 러시아 출신 또는 러시아계의 옛 소련 공화국 출신들이다.

겐조의 경우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일본 출신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답게 '동양적 정신을 밑바탕에 깐 세계적 상품' 이라는 이미지를 표현해 줄 모델을 찾는 데 고심해 왔다.

그러다 이리나 판타예바라는 무명의 러시아 모델을 발탁, 브랜드 이미지의 세계화에 성공했다.

몽골과 인접한 시베리아 지방 부랴트 자치공화국 출신의 판타예바는 완벽한 서양인의 몸매에 동양인의 얼굴을 갖고 있어 겐조 이미지에 가장 걸맞은 모델로 평판을 떨치고 있다.

또 크리스찬 디오르의 향수 듄(DUNE)을 비롯해 최고급 패션모델로 유명한 크리스티나 세묘노프스카야는 현재 활동하는 모델들 중 가장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평이다.

80년대 말 청바지 '게스' 의 모델로 등장해 도발적이고도 육감적인 몸매와 긴다리를 뽐냈던 라리사 본다렌코, 이브 생 로랑의 향수 오피움(OPIUM)을 비롯해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최고급 의류 브랜드 모델로 활동 중인 나탈리아 세마노바도 러시아 출신이다.

최근엔 로레알의 전속모델로 시작, 영화 '잔 다르크' 의 주연을 맡은 밀라 요요비치처럼 모델에서 출발해 영화배우로 이름을 떨치는 경우도 있다.

러시아계 우크라이나 출신인 요요비치는 이미 '제5원소' 를 비롯한 대작 영화에서 신선한 얼굴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바실리예프는 "파리와 뉴욕의 모델업계는 러시아 출신 모델들로부터 신선함과 백치미, 그리고 관능적 도발미를 함께 느끼는 것 같다" 고 분석했다.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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