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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한보철강 인수…일단 공정위 문턱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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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현대자동차 그룹의 계열사인 INI스틸이 한보철강을 조건부로 인수하게 됐다. 이로써 1997년 초 부도난 한보철강은 7년여 만에 현대자동차 그룹의 계열사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의 이름도 INI스틸 당진제철소로 바뀔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INI스틸(옛 인천제철)과 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의 한보철강 인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30만t 규모의 압연설비를 1년 내에 다른 회사에 팔도록 명령했다. 매각해야 할 설비는 INI스틸의 기존 설비(포항 1공장)다. 대신 한보철강 소속의 당진 지역 4개 공장은 모두 INI스틸로 넘어간다.

조건부 승인에 대해 공정위는 INI스틸이 아무런 제한 없이 한보철강을 인수하면 철근시장에서 INI스틸의 점유율이 38.1%가 되고 상위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71.4% 돼 독과점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1위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사 점유율의 합이 70% 이상이면 독과점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INI스틸이 일부 설비를 매각하면 상위 3개사 점유율은 69%로 떨어진다.

공정위 장항석 독점국장은 "점유율뿐 아니라 이번 인수로 인해 철강시장이 4강 체제에서 3강 체제로 바뀌면서 경쟁 여지가 줄어들고, 철근 제조업체들이 최근 세차례나 가격 담합을 한 점 등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열연코일과 냉연강판 시장에서는 이번 INI스틸의 한보철강 인수로 포스코의 독점을 견제하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INI스틸 컨소시엄은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하고 매각 명령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박혜민.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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