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람사람] 산삼학회 초대 회장 이동섭 교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산삼과 장뇌삼(長腦蔘)의 성분을 학술적으로 규명하고, 적합한 곳을 찾아 대량 재배하는 방법도 개발할 생각입니다."

경북 상주시의 상주대 이동섭(58.임업경영학) 교수는 최근 산림청의 허가를 받아 '사단법인 산삼학회'를 세우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학회엔 육종학.한의학.생물학 교수, 산삼 전문가, 장뇌삼 재배농, 전국의 각종 인삼연구소 연구원 등 60여명이 참여했다.

학회의 주요 사업은 산삼과 장뇌삼의 성분을 분석하고 자생지를 파악해 복원하는 일이다. 산속에서 산삼을 재배하는 방법도 찾아볼 생각이다. 이 교수는 "이렇게 해서 생산량이 늘면 산삼과 장뇌삼을 인삼처럼 가공해 판매하는 '산삼산업'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밭에서 키운 1년생 인삼 뿌리를 산에 옮겨 심고 2년 뒤 씨를 받아 산에 뿌려 키운 삼을 장뇌삼이라고 부릅니다. 싹이 나는 부분(뇌두)이 길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산에서 자생하는 원종(原種) 산삼과는 다르지요. 하지만 학문적 연구가 미흡해 이 둘을 구별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요. "

1977년 이 대학에 부임한 이 교수는 임업인의 소득을 높이고 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다 92년부터 산삼과 장뇌삼에 눈을 돌렸다. 인삼이 산에서도 자랄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대학 뒷산에 1년생 인삼 5000여뿌리를 심었다. 이중 3500여뿌리가 10년을 넘겼다. 이 결과로 볼 때 '인삼을 산에 심으면 6년 뒤부터 썩는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 뒤 강원도와 충청도 등 전국의 인삼.장뇌삼 재배지역을 대부분 찾아봤다. 그는 "10년생 이상인 장뇌삼 한 뿌리는 30만원을 호가한다"며 "임산자원 중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것이 산삼과 장뇌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중순 회원들과 함께 전국의 장뇌삼 재배면적과 분포 등을 조사하고 옛 문헌을 뒤져 산삼 자생지를 파악하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상주=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