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형 입학생 절반이 학업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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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학입시에서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 중 절반이 입학 후 2년 이내에 학업부진으로 학사경고를 받거나 자퇴.휴학하는 등 심각한 부적응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국대 교육학과 오성삼(吳聖三)교수는 이 대학의 1998학년도 특별전형 입학생 2백57명을 대상으로 입학 이후 올 1월까지 4학기 동안 학업성취도를 조사한 결과 이들 학생의 52%가 학사경고를 받거나 자퇴.휴학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특기나 재능 하나만 있으면 대학입학이 가능한 특별전형제는 2002학년도부터 확대될 것으로 예고돼 있어 선발과정 및 대학교육에 보완대책이 시급하다.

2000학년도의 경우 특별전형은 전국 1백86개대 중 1백31개대가 실시해 전체 모집인원(33만7천7백21명) 중 17.7%(5만9천7백15명)를 선발했다.

조사결과 특별전형 입학자 가운데 '영어특기자' (토플.토익 80%, 면접 20% 선발)의 경우 4학기 동안 휴학.자퇴생은 56%였으며, 성적불량으로 인한 학사경고자까지 포함하면 66%나 됐다.

교육부가 지난해?조사한 전국 대학생 평균 휴학.자퇴생 비율은 25%다.

고교 3년 때 수학.과학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뽑은 '내신우수자' 역시 같은 기간 54%가 휴학 및 자퇴했으며, 학사경고자까지 포함하면 64%였다.

'학교장 추천자' (수능 전국 상위 20% 이내)는 다른 전형 입학생보다 상대적으로 학사경고 및 휴학.자퇴비율이 26%로 적었다.

특히 학사경고자는 3%에 불과했다.

吳교수는 "수능시험과 관계없이 개인의 소질이나 특기 하나만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학업부진 현상이 학기가 지날수록 누적되는 것으로 보인다" 고 분석했다.

그는 또 "대학들이 2002학년도부터 특별전형 선발비율을 늘리더라도 수능성적에 의한 최저학력 기준 등을 정해 학업부진에 따른 중도탈락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 주장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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