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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라 도쿄도 지사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도쿄도 지사의 말투는 거침없었다.

문제의 '3국인' 발언엔 차별적인 뜻이 없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정치수법이 대중영합주의라는 지적에 웃음을 터뜨렸을 뿐 전반적으로 차분한 어조였다. 회견은 24일 오후 지사 응접실에서 이뤄졌다.

- 지난 1년간 대외관계에 관한 발언은 반미(反美).반중(反中)주의라는 인상을 준다.

"나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다. 일.미 관계에 불만을 갖고 있다. 양국 관계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은 일본이다. 언제나 저자세이고, 자신의 주장을 하지 않고 이용당하기만 한다.

나는 반중이다. 공산주의를 싫어한다. 그들은 사회제국주의를 하고 있다. 티베트인을 상당수 살해했다.

일본이 고립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주장을 해야 한다. 주변 유사사태 때는 북한 외에 대만의 분쟁도 포함될 것이다. 일본의 정치가 중에서 주변사태(범위)에 대만이 포함된다고 얘기한 사람은 가지야마 세이로쿠(梶山靜六)전 관방장관 정도일 것이다. "

- 지난 9일 육상자위대 부대창설식에서의 '3국인' 발언에 주변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간의 종합일간지가 없던 날 한 통신사가 내보낸 기사를 스포츠신문이 재미있게 썼다. 발언은 '불법 입국한 많은 3국인' 인데 3국인 부분만 썼다. 나의 사전에서 3국인은 외국인의 의미다.

한국에 대한 차별 의식은 없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이다. 한국 친구도 많다. 그런 내가 차별 의식을 가질 리가 있나. 바람직하지 않은 곳은 북한이다. 일본인을 납치해서…. 한국에 대해 우정을 갖고 있고 솔직히 얘기해 왔다.

대학 동창생도 3명이나 있다. 그들은 내 얘기를 듣고 웃었다. 차별의 의미에서 3국인이란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 나의 체험 중에서 3국인이라는 말은 오히려 무서운 사람의 인상이 남아 있다.

3국인은 외국인이고 그런 생각에서 불법 입국한 사람을 지칭한 것이다. 재일 한국.조선인은 불법 입국자가 아니다.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유감이다. "

- 지난 1년간 도정은 '도쿄발 일본개혁' 의 성격이 있다. 21세기 도쿄도와 일본의 비전은.

"일본은 21세기 비전이 없어 곤란한 질문이다. 일본은 혼란스럽고 자신이 없다. 나라 전체를 움직이는 정치 시스템도 오래됐고 중앙집권적이다. 이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도쿄에서 바꾸면 지방에서도 모방한다. 좋은 일, 새 시스템은 앞으로도 도쿄에서 시작할 것이다. 중앙정부와는 앞으로도 마찰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여러 힘을 갖고 있다. 재정은 어렵지만 세계적으로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자금은 상당하다. "

- 지사는 도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정치수법에 대해 대중영합주의.전제군주라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그런 것 없다. 전부 상의해 하고 있다. 새 은행세 도입의 경우 여러명이 하면 비밀이 새나갈 수 있으니까…. 전제군주가 아니다. 중앙정부는 지방분권이라고 하면서 10년 정도 기다리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됐다. 재정난을 구하기 위한 것이다. "

- 언론에는 '이시하라 신당'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금 정당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들 마음대로 그렇게 얘기한다. 그런 목소리가 있다면 정당이 반성하면 되지 않겠는가. "

- 지사는 자위대를 군으로 부르고 있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일본의 헌법은 전부 다시 쓰는 게 좋다. 여러 새 상황도 있고. 일본은 인구가 감소해 노동력이 부족해진다. 이럴 경우 주변국으로부터 정식으로 이민을 받아야 하고 이런 사람들의 권리도 인정해야 한다.

부족한 점,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 지금의 헌법을 그만두고 새 것을 만드는 것을 결의해 2~3년 정도 토의를 거듭, 새 헌법을 만드는 것이 좋다. "

- 전쟁 포기와 전력(戰力)보유를 금지한 헌법 제9조의 개정도 포함되는가.

"그렇다. 지금의 제9조를 바꿔 '자위를 위한 전력은 보유한다' 는 조항을 신설하지 않을 경우 자위대 자체가 헌법 위반이 된다. (자위대를) 군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은 군인의 신분을 헌법에서 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위대원이 포로가 됐을 때 제네바협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

-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에 따른 서울시-도쿄도간의 문화행사 개최에 관한 구상은 있나.

"도쿄의 하네다(羽田)공항을 국제화하기 전에 서울 김포와 하네다간에 셔틀편을 운항하는 것이 좋다고 얘기해 왔다. 그러면 한.일간의 거리가 좁아진다. 일본의 엔카(戀歌)가 있지만 한 가수의 경우 한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로 (민간인끼리) 음악을 같이 만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

도쿄〓오영환 특파원

[이시하라 약력]

▶1956 소설 '태양의 계절' 아쿠타가와상 수상

▶1968 참의원 전국구 1위 당선. 자민당 입당

▶1973 중의원 도쿄2구 당선

▶1975 도쿄 도지사 출마 낙선

▶1976 환경청 장관

▶1983 자유혁신동우회(나카가와파) 대표

▶1987 운수장관

▶1989 공저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발간

▶1995 중의원 의원직 사직(8선). 집필 전념

▶1999 도쿄도 지사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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