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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도 검색엔진 시동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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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이 자회사 A9닷컴(A9.com)을 통해 15일(현지시간)부터 새로운 개념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구글.야후.마이크로소프트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인터넷 검색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A9닷컴은 방문자의 과거 검색 기록을 중앙컴퓨터에 저장, 기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방문자들은 마치 일기를 쓰듯 방문 기록들을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찾아서 정리할 수 있다. 단 이 검색기술은 등록 회원만 사용할 수 있으며 회원 등록은 무료다. 아마존의 컴퓨터 과학자 우디 만버는 "쉽게 말해 A9닷컴은 기억력을 가진 검색엔진"이라고 말했다.

방문자들은 구미에 맞게 화면의 메뉴들을 편집할 수도 있다. 예컨대 영화.책.이미지 등의 항목들을 원하는 대로 강조하거나 빼서 자기만의 스타일로 웹 사이트를 구성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같은 방문자가 접속하면 A9닷컴이 금방 알아보고 이전에 편집해 저장한 메뉴화면을 보여준다. 검색 서비스를 사용자별로 개인화하는 기술인 셈이다.

A9닷컴에서는 웹검색, 이미지검색, 즐겨찾기검색, 예전에 방문했던 사이트 목록 검색, 영화 데이터베이스, 책 검색, 참고문헌 검색 등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특히 A9닷컴 방문자들은 검색엔진을 이용해 아마존닷컴이 보유하고 있는 10만권의 책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아마존닷컴은 "온라인 쇼핑 도중에도 편리하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검색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툴바를 설치하면 사이트 순위 평가로 유명한 알렉사가 제공하는 인기도 정보를 볼 수 있다.

아마존이 100% 지분을 보유한 A9닷컴은 규모 면에서 아직 보잘것없는 기업이다. 심지어 검색 기능 일부는 구글에 의존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영진도 구글 등의 검색포털사이트와 경쟁할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마존닷컴이 세계 인터넷업계의 빅4(구글.야후.아마존.이베이)라는 점에서 자회사인 A9닷컴의 성장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 웹 전문가는 "성장 가능성이 없었다면 그들은 이 사업을 아예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 분야는 기술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우디 만버는 "검색은 완결된 문제가 아니다"며 "10년 뒤 현재의 검색엔진은 매우 원시적인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엔진 시장은 선두주자인 구글, 이미 명성을 확보한 야후, 차세대 운영체제인 롱혼에 강력한 검색엔진을 탑재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 거인이 앞서가고 그 뒤를 10여개의 중견업체들이 뒤따르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A9닷컴이 최근 공모한 구글(거래 첫날 시가총액 272억달러)처럼 성공할지, 아니면 중견업체들처럼 틈새에서 겨우 살아갈지를 점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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