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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카나비니 휠라그룹 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세계 스포츠 의류 메이저들은 스포츠 영웅을 동원한 마케팅보다는 일반인들에게 보다 친숙해지려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선회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스포츠 브랜드인 휠라(FILA)그룹의 최고 경영자(CEO)인 미켈레 스카나비니 회장(41)은 본지 기자와의 단독 기자회견에서 세계 스포츠웨어 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설명했다.

- 세계스포츠웨어 시장 판도는.

"나이키.아디다스.리복 그리고 휠라 순으로 메이저들이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군소업체들 사이에선 전에 없이 기업 인수 합병(M&A)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지아니 베르사체 등 전통적인 패션브랜드들이 스포츠웨어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도도 최근 주목되는 움직임라고 할 수 있다."

- 세계 스포츠웨어 업계의 핫 이슈는.

"인터넷 혁명에 대한 대응이 과제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고객층인 12~18세 사이의 소비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만 해도 이들 청소년 고객은 가처분 소득의 대부분을 스포츠용품 구입에 썼는데 지금은 컴퓨터 등 전자용품 쪽으로 바꿨다. 이는 스포츠업계에 타격이 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스포츠용품 주 고객인 흑인.히스패닉 등 소수민족들의 스포츠 붐이 시들해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마케팅 측면의 변화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스포츠 스타를 스폰서 하는 이른바 '스포츠 영웅' 마케팅의 퇴조가 최근 뚜렷하다.

비용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일반 소비자들이 스포츠 영웅에게 느끼는 소외감이 전에 없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과 이탈리아를 비교해달라.

"한국 국민들은 이탈리아 국민들과 성향이 비슷하고 패션 감각도 있다.

다만 이탈리아의 장점을 꼽는다면 패션산업의 역사가 무척 오래된데다 기업과 국가 차원에서 패션 인력을 교육하고 관련 학계를 지원.육성하는 산학 협동 프로그램이 굉장히 잘 돼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 앞서 언급했듯이 전세계가 e-비지니스 열풍에 휩싸여 있다. 스포츠웨어 업계도 예외는 아닐 듯 한데.

"휠라 역시 인터넷 사업 강화 등 e-비즈니스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존의 사업을 바꾸기 위한 투자보다는 고객과 기업, 기업과 기업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원할하게 하고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스포츠웨어 마케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e-비즈니스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 한국 방문 목적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찾았다. 한국의 휠라 코리아가 지난해 전체 그룹 매출에서 9%를 차지할 만큼 성과를 거둬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한국 시장을 살펴보기 위해 찾았다."

스카나비니 회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인 이탈리아 카 메이커인 페라리의 마케팅 이사를 지내다 지난 1998년 업무능력을 인정 받아 휠라 그룹 회장으로 선임됐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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