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집단지도체제" 목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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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비주류가 이회창(李會昌)총재 반대편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5선의 강삼재(姜三載)의원이 총재 경선에 도전할 것임을 천명한 데 이어 김덕룡(金德龍.4선)부총재가 19일 李총재 중심의 단일지도체제 흔들기에 나섰다.

金부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총선 결과에는 1인정당을 민주정당으로, 사당(私黨)을 공당(公黨)으로 만들라는 국민의 뜻이 담겨 있다" 며 "집단지도체제 도입으로 당내 민주주의부터 구현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金부총재는 "李총재가 지난 2월 공천파문의 책임을 지기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을 때 나는 그것을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고 주장했다.

그는 李총재측을 겨냥, "공천만 잘 했으면 과반수는 너끈히 넘었을 것이며, 수도권에서도 패배하지 않았을 것" 이라며 "총선에서 승리한 것이 아닌데도 승리감에 도취하는 등 자만해선 안된다" 고 꼬집었다.

또 "3金은 자기가 정당을 만들고, 돈도 다 조달했으며, 지역기반도 튼튼했지만 비주류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했다" 며 " 'DJ는 안된다' 는 것만으론 집권할 수 없으므로 당을 과감하게 쇄신해야 한다" 고 역설했다.

그는 "집단지도체제 관철에 모든 힘을 쏟겠다" 며 비주류의 세(勢)규합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집단지도체제 도입에 대해선 부총재 경선을 희망하는 일부 중진들이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으로 李총재 위상이 강화돼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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