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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맞게 바꿔"…여야, 체제개선 채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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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는 총선이 끝남에 따라 당을 정상체제로 전환, '여소야대(與小野大) 양당체제' 로 바뀐 정국에 적응력을 높일 작정이다.

◇ 민주당〓이른 시일 안에 정상체제로 정비해 6월 남북 정상회담 및 한나라당과의 양당체제 정국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지도부 개편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총선 결과가 한나라당에 18석이나 뒤졌지만 "영남을 빼고 충청.강원.제주에서 약진했기 때문에 인책 개편론이 나올 이유가 없다" 는 게 지도부의 생각이다.

지난 1월 20일 창당과 함께 이뤄진 서영훈(徐英勳)대표.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이재정(李在禎)정책위의장 등 현 지도부가 구성된지도 얼마 되지 않는다.

단지 낙선한 지방자치위원장(박범진).홍보위원장(황수관)등 일부 고위 당직자들의 거취가 주목받는 정도다.

5월 말 16대 국회 원(院)구성을 전후해 총무 경선 등 1차 지도부 개편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목받는 자리는 '야대(野大)' 국회를 이끌어야 할 원내총무.

반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여당체제' 는 지도부 경선이 이뤄질 9월 전당대회에 가서야 확연한 그림을 드러낼 전망이다.

당무위원으로 돌아간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의 거취도 관심. 당내에서는 선거 기여도와 위상을 감안, 수뇌부인 지도위원이나 상임고문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아 김대중 대통령의 결정이 주목된다.

◇ 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총재의 핵심 측근은 16일 "이제 한나라당에 계파는 없다" 고 말했다.

총선을 계기로 李총재가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실제로 1백33명의 한나라당 당선자 중 3분의2인 90명 정도가 李총재계로 분류된다.

李총재측은 당직과 국회직을 분리, 운용하는 형태의 체제정비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에는 측근들을 전진 배치하되 국회직은 비주류에 적절히 배분, 당내 화합을 도모하는 카드다.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과 신경식(辛卿植)특보단장 등 기존 당직자 외에 새로 원내 진입에 성공한 이한구(李漢久).고흥길(高興吉).이원창(李元昌).윤여준(尹汝雋)당선자 등 李총재 핵심 측근들의 요직 등용설이 나돌고 있다.

李총재 주변의 얘기를 종합하면 큰 폭의 당직 개편은 없다는 쪽이다. 하더라도 5월 전당대회에서 李총재가 재신임을 받은 다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총재단 경선 참여 인사들이 '경선관리용 중립체제' 를 요구하고 李총재가 이를 수용하면 과도(過渡)집행부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이 낙선한 것도 개편요인이다.

◇ 자민련〓당3역과 지역구에 출마했던 부총재 6명 전원이 낙선하는 바람에 당 지도체제 정비가 시급한 실정. 당 관계자는 "심리적 공황(恐慌)상태에 빠진 당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이르면 24, 25일께 당직 개편이 이뤄질 것" 으로 내다봤다.

원내 교섭단체 실패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커진 사무총장에는 충청권에 영향력이 강한 강창희(姜昌熙.5선)의원과 선대본부를 이끌어왔던 조부영(趙富英.3선.비례)부총재가 거론된다.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신뢰가 두터운 김학원(金學元.2선).이양희(李良熙.2선)의원도 가능성이 있다.

또 이들 중 한명이 원내총무를 맡아 대외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당구도의 틈바구니에서 소속 의원들의 응집력을 높이는 게 새 지도부의 최대 과제.

정책위의장엔 선거기간 중 TV토론에서 당내 경제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정우택(鄭宇澤.2선)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며 대변인에는 유일한 언론인 출신인 정진석(鄭鎭碩.초선)당선자가 대상에 오르고 있다.

최훈.박승희.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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