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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거래소 유치 전북이냐, 광주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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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중국 상하이의 원유 선물거래소 전경. 정부가 2011년께 개설을 추진 중인 상품거래소를 유치하기 위해 광주시와 전북도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앙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2011년께 개장을 목표로 설립을 추진 중인 상품거래소를 유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물밑 움직임이 뜨겁다.

현재 국내에는 서울·부산에 유가증권과 파생상품을 각각 취급하는 거래소가 있다. 정부는 최근 “금을 비롯한 귀금속의 무자료 거래에 따른 시장 무질서를 바로잡고,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품거래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신설 상품거래소는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호남권에 둘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새만금에 유치”=전북도는 새만금을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품거래소 유치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7월 정부의 새만금 종합실천계획 발표에 맞춰 국제상품거래소·동북아개발은행·의료기관과 국제적인 대학 등 4대 핵심기관 유치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전북도는 중국과 인접한 환황해권에 있는 새만금의 입지를 살리면서 익산 귀금속단지의 금과 비철금속 등을 지정상품으로 거래하는 현물과 선물의 복합 상품거래소를 구상하고 있다.

상품거래소가 새만금에 들어서면 항공·항만·철도·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를 유치하고 국제도시로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전북도는 상품거래소 유치의 필요성을 국내·외에 홍보하는 한편 전북발전연구원을 통해 유치 논리와 세부 전략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현웅 전북도 투자유치국장은 “수차례의 전문가 토론과 국제포럼 등을 통해 새만금 국제상품거래소 설립의 타당성을 검증했다”며 “동북아의 중심지인 점 등을 부각시켜 유치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설립추진위원회 곧 구성”=광주시는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 농림수산해양부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 상품거래소 타당성 분석 용역 결과 보고회를 열었다. 5월엔 전문가들로 상품거래소 기획위원회를 구성, 자료를 분석하고 중국의 선물거래소를 등을 돌아봤다. 내년 1월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한국거래소가 자리한 서울·부산에 이어 광주에 상품거래소를 두면 삼각 축을 형성해 금융분야의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고 호남의 소외감을 덜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농·어촌을 낀 중추도시로 농축수산물·녹색에너지·철강·석유화학 등 상품생산의 입지가 좋다고 주장한다. 상품거래소 광주 유치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업이란 점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새만금 종합실천계획에 유치 구상을 밝힌 전북도에 상품거래소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장대석·천창환 기자

◆상품거래소=석유·곡물·광물 등의 생산자와 투자자를 연결시켜 거래를 활성화하고, 음성적 거래로 인한 탈세를 막자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현재 금의 경우 높은 관세 부담 때문에 대부분 밀수로 들여와 국제 시세보다 배나 높은 값에 거래된다. 이 같은 폐단을 막고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상품거래소를 만들려는 것이다. 세계 3대 거래소로 미국 시카고(농산물)·뉴욕(원유) 거래소와 영국 런던(비철금속)거래소가 꼽힌다. 시카고의 경우 하루 거래금액이 600억~700억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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