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출신 130명 '벤처로 옮겨 달라진 습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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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벤처기업 문화는 대기업문화와 어떻게 다를까. 변화에 쉽게 적응해야 하고 스피드경영을 해야 하는 벤처기업은 조직적이고 안정화된 대기업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

원격교육시스템 공급업체인 영산정보통신이 배움닷컴.유니캠퍼스.넥스투어 등 벤처기업에 입사한 전 대기업 직원 1백30명을 대상으로 '벤처기업에 오면 달라지는 습관' 을 조사한 결과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핸드폰을 목에 걸고 다닌다' 는 것. 잦은 회의와 외부활동 때문에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맨발에 슬리퍼도 벤처기업 직원의 특징. 벤처에서는 야근도 많고 복장규정도 없기 때문에 개발.연구직 사람들은 출근과 동시에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

전화 대신 인스턴트메신저 소프트웨어를 즐겨 사용하는 것도 벤처기업의 일상 풍경. 이 소프트웨어를 쓰면 실시간으로 문자는 물론 음성.화상 채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화나 전자우편보다 더 낫다는 것이다. 또 벤처기업에서 팩스는 무용지물이다.

사업제안서를 비롯한 중요한 문서도 인스턴트메신저나 전자우편을 사용할 때가 많아 팩스에는 먼지가 가득하다.

벤처기업에서는 출근부가 없다. 일하고 싶을 때 출근해 밤샘도 밥먹듯이 하기 때문에 출.퇴근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또 실내를 둘러보면 난과 같은 멋진 화초보다 투박한 선인장이 많다는 점도 특이하다. 매일 컴퓨터를 끼고 사는 직원들은 선인장이 전자파를 막아준다는 속설을 믿고 있다.

좋은 인터넷 도메인을 확보하면 신규사업을 벌이는 데 유리하고 때로는 비싼 값에 팔 수 있기 때문에 도메인 등록을 틈틈이 해두는 것도 벤처기업 직원들의 일이다. 대기업에서 관행으로 돼 있는 어음문화는 벤처기업에서는 찾아볼수 없다. 10억단위의 광고비도 모두 현금으로 결제한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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