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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총선결과 외국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외국 언론들은 14일 한국 총선결과를 자세히 보도하고 민주당의 제1당 진입실패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다른 정당이나 의원들과 연합해 안정의석 확보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젊은 신진 후보들의 선전, 시민단체의 활약, 지역주의와 유권자의 무관심 등을 관심있게 보도했다.

◇ 미국〓뉴욕타임스는 "민주당이 비록 과반수 획득엔 실패했지만 예상보다 선전했다" 고 평가하고 "투표 사흘 전에 발표된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낸 덕분" 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 시민단체가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86명의 낙선운동 대상자 중 58명이 낙선한 사실을 소개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유권자들의 냉소주의와 지역주의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이 민주당에 별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金대통령은 다른 정당이나 의원들과 연합해 국회 다수파의 입지를 확보하겠지만 남은 임기 중 강한 야당으로부터 경제.외교정책에서 견제와 저격을 피할 수 없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CNN 방송은 "젊은 신진 후보들이 크게 선전했다" 고 지적하고 "이는 국민이 변화를 바라고 있음을 반영한 것" 이라고 풀이했다.

◇ 일본〓아사히(朝日)신문은 "민주당이 의석은 늘렸으나 한나라당과의 의석차를 크게 좁히지 못해 金대통령은 자민련과의 재연립 모색을 비롯, 정국 주도권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金대통령이 남북대화를 통해 구심력을 유지하려 하겠지만, 예전보다 정국안정에 신경을 쓰는 상황이 늘어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또 "앞으로 차기 대선을 겨냥한 유력 정치인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 이라며 "金대통령이 민주당 내부의 움직임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주목된다" 고 전했다. 한편 일본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은 이날 "한국의 총선결과가 남북대화나 한.일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 중국〓중국관영 신화사(新華社)는 14일 한국의 총선결과와 관련된 분석기사에서 ▶뚜렷한 지역정서에 따른 투표▶노장 정치인들의 퇴진▶3金정치의 퇴조를 특징으로 꼽았다.

신화사는 한국 정계가 과거의 3당 대결구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당체제로 굳어졌으며 여소야대 현상이 계속돼 김대중 정부의 집권 후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화사는 특히 한나라당의 대(對)정부 견제와 선거과정에 불거져나온 많은 선거법위반 사례들에 대한 다툼으로 한국 정가가 한동안 파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 영국〓BBC방송은 총선결과를 자세히 보도하면서 "비리사건 등으로 점철된 과거를 종식하자는 소리가 높았음에도 정치인과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무관심으로 연결돼 투표율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고 지적했다.

워싱턴.도쿄.베이징〓김진.오영환.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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