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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축제 취소등 구제역 '불똥' 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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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구제역(口蹄疫) '불똥' 이 곳곳으로 튀고 있다.

지방에서 예정됐던 소싸움대회는 물론 무술대회.지방문화축제 등이 잇따라 취소됐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사람이나 가축 등에 묻어 번질까 우려한 때문이다.

또 소독약 살포 등으로 인해 양봉농가의 벌이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육류와 함께 즐겨 먹는 깻잎.파 등도 소비가 급감하면서 덩달아 값이 크게 떨어졌다.

◇ 대회.축제 취소〓한국투우협회는 이달 말 경남 진주시 신안동 남강 둔치에서 열 예정이던 전국민속투우대회를 취소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1백3회째로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이 대회가 중단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남 함평군도 다음달 5일부터 열리는 함평 나비축제 때 주요 볼거리로 마련한 한우 소싸움대회를 취소했다.

매년 전국에서 열려온 소싸움 대회는 10여개.그러나 올해는 지난 3월 이미 열린 경북 청도 투우대회를 제외한 나머지는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충북 충주시는 오는 20일 7일간의 일정으로 개막 예정이던 '충주 세계무술축제' 와 21~23일 계획된 '수안보 온천제' 를 무기 연기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충북 제천시도 오는 15~16일 열 예정이던 향토축제 '청풍명월제' 를 취소했다.

세계무술축제에는 국내 50여개 무술단체 관계자 1천여명과 세계 20여개국 무술인 1백7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충주 무술축제 관계자는 "이미 인쇄해 놓은 각종 팸플릿과 초청장이 무용지물이 됐으며 안내장도 다시 발송해야만 한다" 며 "이에 따라 1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게 됐다" 고 말했다.

◇ 벌 떼죽음〓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금파1리 김영규(金英圭.51)씨의 축사로부터 1백50여m 떨어진 김승대(金承大.62)씨의 양봉장에서 기르던 벌들이 최근 집단폐사했다.

이와 관련, 파주시 관계자는 "구제역 방역을 위해 소독약.생석회를 대량으로 살포, 벌들이 죽은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 야채류 값 하락〓충남 금산군 추부면 만인산농협에서 13일 출하된 깻잎의 가격은 상자(3㎏)당 7천원으로 지난달 말의 1만원보다 3천원이 하락했다.

대파의 경우 이날 대전농수산물도매시장(대덕구 오정동) 경락가격이 2천원(상품 2㎏ 기준)으로 3월 말의 2천6백원에 비해 23% 가량 떨어졌다.

대전농수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소.돼지고기 등 육류소비가 줄면서 상추.깻잎 등 채소가격도 덩달아 내리고 있다" 고 말했다.

안남영.김상진.전익진.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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